선택 장애, 어른이 싫다.

선택 장애

by 최미영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이 남자가 괜찮을까, 저 남자가 괜찮을까

영어가 좋아, 수학이 좋아

등등이 어렸을 때 했던 고민이라면,

이 집을 살까, 전세로 살까

A사 에어컨을 살까, B사 에어컨을 살까

이 학원이 날까, 저 학원이 날까

등이 최근의 선택 고민이다.

나이 듦에 따라서 그 상황에 맞춰 고민도 바뀌지만, 역시나 어려운 것이 선택. 선택 장애다. 메뉴 고민은 평생 따라다니는 숙제이지만 즐거운 숙제이고, 집을 선택하거나 고가의 가전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꽤나 긴 시간 동안 선택의 즐거움이나 선택의 괴로움을 주는 것이기에 더 고민이 된다.


물론 10년 전에 이 남자랑 결혼해도 될까의 고민 끝에 지금의 남편이랑 살고 있지만, 이것이야말로 인생 최대의 고민이고, 평생을 같이 하는 일이기에 중대 고민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김미경 강사님이 결혼은 늦게 하라는 말이 공감되기도 한다. 판단력이 제대로 생기지 않은 젊은 나이에 혈기로 결혼하면 후회하는 일이 많다고. ‘세상에 남자는 그게 그거다’라는 말이 있지만 정말 나랑 잘 맞는 사람을 찾기에는 20대나 30대는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내 삶의 반 이상을 함께할 사람을 찾는 일에는 정말 신중을 기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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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부터 투표를 하고 홀로서기를 한다고 계산하면(그 전에는 학원이든 학교든 선택함에 있어서 부모의 의결 건이 크기에, 오롯이 혼자 선택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20년 이상을 선택의 길에서 항상 어려웠다. 생각하는 것, 고르는 것이야 말로 심플하고 단순해지고 싶은데, 생각이 많아지고, 여러 가지 외부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기에 여러 가지 고민의 갈림길에 서있게 된다.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면 조금 쉬울 줄 알았고, 어른이 되면 나이가 먹으면 좀 더 쉬울 줄 알았으나, 마흔 여자가 되어서도 어려운 건 선택이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이 알기 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배워본다. 그게 무엇이든지.


어려운 결정이 많을수록 어른이 싫고 아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이 떼는 어른이 되고 싶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하는데, 어른이 되면 왜 피하고만 싶을까. 이게 사람의 마음일까. 당장 오늘 먹을 메뉴를 결정해 요리하는 것도, 아이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도 마흔 여자, 엄마 사람의 일이기에 피로가 쌓인다. 내 것도 선택하는 것이 어려운데, 아이의 것까지 최선의 선택을 하려니 힘든 일. 선택은 항상 어렵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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