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할 때가 좋았지.
1996년 8월 12일, 폭염이 내리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이 발간되었다. 저자는 막노동꾼 출신의 장승수라는 사람. 고등학생이 된 나에게 공부가 가장 쉽다는 이 사람의 책은 조금은 황당했다. '어떻게 공부가 가장 쉽지? 노는 게 가장 쉬운 거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책을 읽을 당시에 고등학생이었기에.
학생 때는 공부보다는 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공부는 때가 있다고 하지만 하라고 하면 하고 싶지 않은 청개구리 심리 때문인지 노는 게 더 재미있다 느껴진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부의 즐거움을 나중에 알았다고 할까.
여자라서 공부하지 못하고 나이가 많아서 공부하지 못했던 때가 있다. 때로는 돈이 없어서 공부하지 못했다고들 한다. 현재는 그 모든 게 핑계가 되지 않는다. 돈이 없다면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면 된다. 나이가 많아도 노인대학이 있다. 여자라 공부하지 못하는 건 과거의 이야기다. 오히려 공부하기 좋은 시절이지만 공부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다. 공부를 못하도록 유혹하는 것들이 주위에 널려있다.
나이 들고 바라보니 공부는 하는 만큼 성과가 보이는 것이기에 어쩌면 가장 쉬운 일이다. 안 해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시험에서 떨어지는 것이기에 해보지 않고 말하지 말라. 공부는 다 때가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평생 공부하는 시대에 공부는 때가 없다는 생각이다.
학위를 따지 못했다면 검정고시를 보면 된다. 대학교를 가고 싶다면 수능을 보면 된다. 그 외에도 방송통신대나 다양한 종류의 대학이 있다. 내가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부다.
마흔이 넘으니 사회생활보다 그냥 공부만 해보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영어책을 펼쳐도 재미있고, 일본어 책을 펼쳐도 재미있다. 공부가 즐거워져서 책을 읽으며 내가 궁금한 것을 파헤치고 있다. 다시 공부하고 해보고 싶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공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더 하고 싶어 지는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