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절친 같은 통증
두통은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병중에 하나다. 어렸을 때 가장 많이 아팠던 게 두통이라. 내가 가장 많이 느꼈던 통증 중에 하나라고 할까. 머리가 아플 때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두통이 오면 바로 두통약을 복용하는데, 나는 바로 약을 먹지 않는다.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틴다. 버티다가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기에 경미한 두통에는 약을 먹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약을 자주 먹으면 내성이 생길까 봐 먹지 않고 참았을 때도 많다.
친구 중에 한 명은 이런 나를 보고 ‘미련하다’고 했다. 아플 때 어서 약을 먹고 나아야지, 내성이 문제냐며 ‘나는 아프면 약을 바로 먹어’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말하는 그 친구는 요즘 두통약 2알을 먹어도 잘 낫지 않는다며, 8시간 경과 후 또 먹으면 되니 괜찮다고 한다. 내 몸을 약으로 다스리고 싶지 않기에 약보다는 내 몸을 믿기에 약을 잘 먹지 않았던 나지만, 마흔이 넘고 나니 그것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마흔 하고도 한 살이 더 먹은 해의 초였다. 만으로는 마흔이니 마흔이라 하고 싶지만 마흔하나 인 건 기정사실이니........ 두통이 너무 심했다. 평소에 만나던 편두통이 아니고, 뒷목 위쪽, 특히 왼쪽 뒷목 위쪽이 아파서 신경과를 방문했다.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아도 잘 모르겠고, 다른데 아픈 게 아니라 머리가 아픈 거라 안되면 CT나 MRI라도 찍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동네 신경과를 방문했다. 의사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신경성인 거 같다며 엎드려 보라고 했다. 그러더니 ‘잠깐 따끔할 거예요.’라고 말하고 뒷머리에 주사를 놓았다. 팔, 엉덩이, 허벅지, 무릎 등등에 주사를 놓는 것을 봤지만 머리에 놓는 주사라니... 괜찮나 싶었지만 의사가 하는 의료행위이니 믿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순식간에 주사를 맞고 나니 간호사 왈 ‘주사가 어지러울 수 있으니 잠시 쉬었다 가세요’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날 아이의 하교시간을 얼마 두지 않고 방문했던 터라 5분 쉬었다가 학교로 달려가기 바빴다. 엄마는 아프지도 못하는 직업이다.
그 이후에도 또 한 번 동일한 두통이 심해져서 같은 병원에 방문했는데, 약발이 떨어져서 그런 거 같다고 또다시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 와서 먹었다. 그 이후에 더 조심스러워진 나의 건강. 마흔 살이 넘고 건강상태가 훅 나빠진 거 같아서, 조심스럽다.
20대에는 돌도 씹어먹었던 거 같고, 언제 어떤 걸 먹어도 소화가 되었던 나이인데, 30대가 되어서 조금씩 소화력이 떨어지고, 아이 출산 후에 몸을 위한다고 하지 않았던 운동이 내 몸의 상태를 더 안 좋게 한건 아닌가 생각해본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하는데, 잦은 두통과 한 달에 두통약을 먹는 횟수가 5회 이상이 되니 내 건강의 적신호가 온 거 같아 많이 걱정된다.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운동도 하고 음식도 챙겨 먹어야 하는데, 아이들 챙기느라 나는 챙기지 못한다고 핑계만 댈 뿐이다.
이 글을 쓴 이후에는 스트레칭도 하고, 편두통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어찌 된 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려면 건강해야 하니까. 간호사였던 지인 말이 아플 때 먹는 약은 소용없고, 아프려고 할 때 약을 먹어야 약이 효과가 있다고 했다. 약이 효과를 얻으려면 먹는 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아플 기미가 보이면 바로 약을 챙겨 먹어서 내 몸을 더 아껴야겠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말이다.
두통은 나와는 헤어질 수 없는 병이지만, 잘 다스려서 사는 동안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편두통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이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