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이고 싶었다

지금이 원더우먼 아닐까?

by 최미영

결혼 전에는 육아도 일도 잘하는 슈퍼우먼, 원더우먼이 되고 싶었다. 사회생활도 육아도 아무것도 해본 적이 없었던 나이, 막연하게 둘 다 잘하는 멋진 엄마가 되고 싶었다. 어렸을 때 우리 엄마는 전업맘이었다. 생각해보면 완전 전업맘은 아니고 집에서 일을 했던 ‘프리랜서’였다. 손기술이 좋았던 우리 엄마는 자수를 놓았다. 구슬을 한 땀 한 땀 자수판에 새겼던 엄마의 모습이 기억나긴 하지만 항상 집에 가면 엄마가 있었기에 일을 한다는 느낌보다 그냥 집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 때문인지 일하는 친구의 엄마들이 멋져 보였다. 전문적인 냄새가 풀풀 풍기는 도시적인 느낌의 워킹맘. 지금 생각하면 엄마가 워킹맘이 아녔기에 나에게 이렇게 신경을 써준 것이다. 하지만 그때 생각엔 나는 크면 엄마처럼 집에 있지 않고 다른 엄마들처럼 일하면서 아이를 돌봐야지라는 생각이 잔상으로 남아있었던 거 같다.


그 당시에는 현모양처가 꿈인 친구들이 많았는데, 난 현모양처보다는 슈퍼우먼이 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막연한 결혼 후의 모습, 영화나 드라마에 비치는 슈퍼우먼의 모습에 반했던 것은 아니었나 생각되기도 하다.


결혼 전 했던 일인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는 야간작업이 많았다. 그래서 노노.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실제 결혼했을 때, 쇼핑몰을 하고 있었기에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을 줄 알았다. 큰 오산.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커다란 일이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고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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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음 안에 보글보글 일을 하고자 하는 욕망과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함께하면서 블로그 체험단으로 눈길을 돌렸고, 체험단보다 기자단을 하면서 더 인정 욕구가 커졌다.


그리고, 결국 글을 쓰는 이런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상상했던 원더우먼과는 다르지만 주변의 평가를 보면 이 역시 원더우먼의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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