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뭐길래,

만두 덩어리와 만나다

by 최미영

2월에 만두를 만들었다.


https://brunch.co.kr/@whitelapin/24


만두를 만든 이야기를 브런치에 기록하기도 했었다.

묵은 김치를 해결하기에는 만두만 한 메뉴가 없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김치를 해결할 수 있기에.

음식물을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말 좋은 메뉴가 만두다.


열심히 만두를 만들어서 냉동을 했는데,

그때 많은 양의 만두를 만들다 보니 보관에 문제가 있었다.

위에 글 하단에도 이야기했는데, 만두가 돌이 되었다.


만두를 통에 켜켜이 넣었는데, 그게 한꺼번에 뭉쳐져서 돌이 되어버린 것이다.

원래 만두를 빚으면 다 쪄서, 식힌 뒤에 냉동실에 얼렸다.

만든 다음 바로 열려서 먹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처음으로 생만두를 얼렸다.

처음에는 트레이에 담아서 냉동실에 얼렸는데,

만들다 보니 양이 많아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통에 켜켜이 담아서 얼린 것이다.


통에 담아서 얼리더라도,

만두 담고 비닐 얹고 또는 종이 호일을 깔고,

그 위에 다시 만두를 담았어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두를 보관할 경우 많은 양의 쓰레기가 생긴다는 생각에.......

그냥 켜켜이 올려서 만두를 냉동했다.

보통 판매하는 만두도 그렇지 않나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시판 만두는 급냉을 하기에 그렇지 않다.

급냉할 때도 트레이 같은 곳에 담아 만두가 포개지지 않게 한다.

그 점을 간과하고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일념으로 만두를 냉동한 것이,

만두를 돌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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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된 만두를 통에서 꺼내, 찜기에 올렸다.

만두가 켜켜이 쌓아 있었는데, 위로 놓을 수가 없어서 세로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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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를 찌니 그럴싸 해졌다.

잘 떨어지기를 바라며, 꽤 오랜 시간 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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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기를 꺼내니 만두가 이지경.

힘들게 만든 만두가 다 터지기 시작하고,

안쪽은 익지 않은 만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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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진 만두를 어찌어찌 건져내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웠다.

바. 삭. 하.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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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하게 구워졌지만, 그래도 구우니 고소하고 맛있었다.

한통을 다 찐 바람에 다 먹지 못하고, 반 정도 해결.

그래도 힘들게 만든 만두를 이렇게라도 해결할 수 있었으니 다행.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니,

종이 호일이나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이렇게 생만두를 보관한다면,

삼베로 만든 행주를 깨끗이 삶아서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되도록이면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하게 시도해 봐야겠다.


종이호일을 아끼려다가 개고생 한 것처럼 보이는 찌질한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종이호일이 쓰레기가 되지 않게 노력했던 초보 제로 웨이스트의 소소한 이야기이다.


김치통에 켜켜이 쌓아둔 만두 한통이 냉동실에 있는 건 비밀.

(조만간 또 이렇게 쪄서 해 먹어야 할 듯하다.ㅜㅜ)


조금이라도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나씩 노력할 것이다.



오늘의 교훈,

종이호일이나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고 냉동을 하기 위해서는

적은 양의 음식을 냉동하기.

냉동할 때 켜켜이 쌓지 않기.

삼베 행주 등을 이용해서 켜켜이 쌓는 중간에 틈을 만들어주기.


그리고, 쓰레기를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한 나에게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