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남편 이야기'의 시작

by 박서운과박식빵

이 이야기는 내가 우연히 동네 도서관에서 아래 책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 3편, 송과장 편- 을 빌려다가 남편에게 읽어보라며 던져주면서 시작되었다.

실제로 대기업에 다닌다는 송희구 작가는 블로그에서 이 작품의 연재를 시작했다고 한다.(그래서 나도ㅋㅋ)


한창 이직한 회사에서 적응을 어려워하던 남편이 공감하며 읽을 것 같기도 하고, 평소에 책을 너무 안 읽으니(지금은 많이 읽음ㅋㅋ)이런 가벼운 소설이라도 읽는 재미를 느끼며 도전해보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가미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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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웬일인지 책을 쭉쭉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결혼한 지 10년 차인데 이 남자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남편이 다 읽고 나서 나도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소설이랄 수도, 에세이랄 수도 없는 모호한 경계에 있는 이 이야기는 특별한 문학적 기교나 기승전결 따윈 없지만 너무나도 줄줄 잘 읽히며 책장을 넘기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인스타그램에 책리뷰를 짧게 올렸더니 제목이 재밌다거나, 본인도 읽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후에 다른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 남편 나이 또래의 남성을 몇 번 발견하기도 했다.


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찬 두 권의 에세이를 출간하고 난 후 종종 일상 글을 쓰긴 했지만.. 새로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글을 써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우리 부부는 항상 우리가 남들(우리처럼 서울에 살며 한창때인 30~40대 부부) 보다 게으르고, 덜 열정적으로, 덜 치열하게 대충 살아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나태한 서로의 모습을 비난하며 싸우는 일도 많았다.


책 속의 송 과장은 치열하게 살아온 남자였다. 내 남편도 과장 직급인데.. 그는 부산 뒷골목에서 태어나 지방의 국립대를 졸업했는데 지금은 번듯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은행지분이 99.99999%여서 매달 대출이자 내느라 외식 한번 할 때도 발발 떨긴 하지만 뭐어쨌거나 운이 좋아서 서울에 집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정말 대충대충 덜 치열하게 살았을까? (나는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ㅋ)

우리는 함께 남편의 과거사를 한번 훑어보았다. 충분히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될 만했다.

심지어 극소수의 누군가에겐 귀감이 되거나 혹은 최소한은 충분히 공감이 될만 해 보였다. 그는 자수성가해서 대성한 사업가도 아니고, 전문직 종사자도 아니고, SKY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것은 경제적 능력이 전무하다시피 한 나를 만나 건사하느라 그만의 특별한 생활력이 극대치로 발휘어서인 듯도 했다.


그리하여 나는(우리는) 이 이야기를 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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