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비우고 내 안으로 침잠해야만 채워지는 시간들이 있다.
핸드폰도, 상념도, 옆에서 쉬지 않고 조잘대는 아이도, 눈앞에 쌓여있어 정신을 어지럽히는 집안일도, 당장 오늘내일 해내만 하는 일도, 모두 제쳐두고
그저 멍하니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고, 소설 한 문단을 읽다가 걱정 없이 생각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는 시간, 그래도 괜찮은 시간.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내향형, 대문자 I 인간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일상의 풍경과 번뇌, 장보기 물가, 아이 숙제지만 곧 내 숙제인 일들... 그런 것들로부터, 직장인이라면 다음 주 예정된 중요한 발표나 프로젝트 마감일로부터, 참석하기 싫은 회식 걱정으로부터 한걸음 뒤로 물러나 있어도 괜찮을 소소한 시간 한 조각.
이렇게 짧은 똥글 한 줄 적을 수 있는 시간 한 조각.
아 이 충만한 기분... 한 시간 정도 남았네....
ㅠㅠ
관동팔경 중 하나라는 낙산사에서..
덧) 난생 처음 1박 혼자여행 왔더니, 둘이서 나란히 8시 15분까지 늦잠 자고(1교시 8시30분 시작...)
난생 처음 학교 지각한 아리와 아리아빠를 규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