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도 매일같이 보는 회사 상사는 요즘의 나에게 그런 말을 많이 건넨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나의 일상은 그다지 바뀐 것이 없고 일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데 말이다.
2년 전 즈음 어느 날 문득 "그동안 나도 모르게 내가 참 외로웠었구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스스로 외로움을 타지 않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마음은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런 마음의 허기짐을 채우고자 나는 끊임없이 쇼핑몰 장바구니를 채우고 물건을 사고 무언가를 소비하며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 소비는 당장의 만족감을 줄지는 모르지만 결국 나에게 남는 것은 불필요한 물건들과 카드값, 그리고 다시금 돌아오는 허전함, 무기력감이었다.
빨리 깨달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후회를 하곤 하지만 그때가,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인생의 순간이었이었겠거니 하고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그리고 그 깨달음 끝에서 나는 하나씩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물론 대단하고 거창한 일들은 아니다.
젤 먼저 시작했던 것은 작은 수첩을 사서 빈 노트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이루고 싶은 것들을 하나둘 씩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죽을 때가 됐다는 말처럼 나는 한순간에 다른 사람이 되지는 못했다. 그래서 매년 하나씩 쓰기 시작한 노트에는 목표를 달성한 일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일도 있다. 하지만 적지 않았다면 그중 하나라도 내가 했을까? 그리고 별거 아닌 일 까지 소소하게 적다 보니 기억하지 못할 그 순간의 감정이나 생각들도 가끔은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자연스레 마음의 허기짐은 조금씩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부터 채워져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전에도 나의 삶을 살았고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내 인생이 정의될 수 없기에 그것들 이외 채우고 싶었던 개인적인 바람이나 생각들이 나를 공허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모두의 인생여정이 비슷할 수는 없다. 흔히 말하는 "때"에 맞추어 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나만의 그때나 모습이 남들과 좀 다르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거나 무기력해지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내 삶을 내가 채우고 싶은 것들을 해나가며 충만하게 채우기를 바란다.
가끔은 어제와 오늘이 너무 비슷한 것 같아 지루하게 느껴질 지라도 누군가에는 꿈이었을 오늘을 내가 살고 있으니 "내일 하자, 주말에 하자, 다음 달에 하자, 내년에 하자." 이런 말을 하기보다는 "오늘 하자"로 우리의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였으면 좋겠다. 그런 것들이 쌓여 당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그리고 나와 또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대한 시선을 갖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