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재택근무를 시작하며 지난 일 년 동안 자의 반 타의 반 쉬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출퇴근 시간에 걷던 움직임도 사라지니 온몸이 쑤셔서 견딜 수가 없는 탓이었다. 나는 운동을 싫어한다. 여러 가지 운동을 배워봤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운동신경이 없고 열심히 따라 해도 강사들은 나에게 "왜 이렇게 성의 없이 해요?"라는 핀잔을 주어 어릴 땐 이런 말에 상처 받아서 운동을 그만둔 적도 있었다.
그런 내가 다시 운동을 하는 이유는 다이어트도 아니고 멋진 바디 프로필을 만들기도 아닌 "살기 위해서"이다.살기 위해서 다시 시작한 운동은 정말이지 하기가 싫었다. 재택근무라 장시간 앉아있다 보면 온몸이 뭉치고 방 안에 갇힌 느낌에 기분도 축 처지는 탓에 하기 싫은 몸을 이끌고 강제로 일주일에 3번 30분 이상 러닝머신에서 빠르게 걷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도 헬스장에 갈 때면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오늘은 가야 돼!"라는 생각을 주입하고 나서야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설 수 있다.
한 달 정도 운동을 했을 때, 솔직히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딱히 식이를 하지도 않았고 운동의 강도가 센 것도 아니니 사실 당연한 것임에도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해 운동을 가거나 가끔가다 약속이 있어 나가는 것 말고는 거의 집에서만 있었기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와 코로나로 인한 제한된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길이 이 것 밖에는 없어 계속해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달쯤을 했을 때, 몸으로 느낄 만큼 2-3kg의 체중이 줄어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달 여가 더 지나 인바디와 신체 측정을 했을 때, 운동으로 펴진 나의 척추로 인해 키가 0.5 cm나 늘고 허리는 2cm나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신기했던 것은 지금의 몸무게보다 덜 나가던 때보다 허리둘레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내장지방이 줄어든 탓이라고 생각하니 알고있지만 하지 않았던 그 기본적인 조언이 진짜 효과가 있네? 하는 생각과 고강도의 운동은 아니지만 나 같은 몸치도 쉽게 할 수 있는 빠르게 걷기가 내 몸에 변화를 가져다줬다는 것 그리고 들인 시간에 비해 효과가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꼈다. 꾸준함이라는 무게가 가벼운 운동에 가속도를 얹어주었던 것이다.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운동뿐만이 아니다. 나쁜 일만 아니라면 무엇이든 꾸준히 하고 배워간다는 것은 대단한 일임이 분명하다. 그 꾸준함으로 나의 인생에 필요한 무언가를 계속해나간다면 남들은 모르더라도 나는 아는 변화를 만나게 될 것이고 그 변화는 나를 좋은 방향으로 더해가게 만들 것이니 말이다.
예전에는 토끼와 거북이의 토끼처럼 살고 싶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게 쉽게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된 지금, 내 모습이 거북이처럼 답답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결국 거북이가 먼저 결승선에 다다랐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취미든, 운동이든, 좋아하지는 않지만 내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든 꾸준히 하는 것은 굉장한 힘이고 멋진 일이다. 요행이 판을 치고 때로는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은 이 시대에, 그래도 꾸준함은 내가 원하는 길로 나를 이끌어 준다는 것을 잊지 않고 꾸준함으로 그 변화를 만끽하는 나와 당신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