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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P Aug 30. 2021

슬기로운 재택근무생활

회사 밖에서도 나의 존재감 드러내기

업무의 특성상 비상 상황에도 업무가 돌아갈 수 있어야 하기에 우리 회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분산근무를 해왔다. 나는 사무실에 출근하는 그룹에 속해 있었기에 분산근무로 인해 약간은 허전한 듯 한산한 사무실에서 어느 순간 편안함을 느끼고 있던 중, 부서 내 인력 변동으로 인해 올해 초부터 재택근무로 전환되었다. 처음 재택근무 얘기를 듣고선 회사와 집이 구분되지 않는 것과 집에서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을 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사실, 재택근무라는 것이 업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개인의 일만이 아닌 팀워크가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몸은 편할지언정 팀원들의 눈에 보이지 않은 채로 재택근무를 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직급이 아예 낮았다면 시키는 일만했겠지만 부서 내 중간관리자로 팀을 이끌고 업무를 지시해야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회사에 있을 때만큼 나의 존재감이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이 컸던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 분산근무를 하는 동료와 상사에게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었고 마음속으로 사무실에 있는 나와 다른 동료들이 더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택근무로 전환할 때 "나는 다르게 할 수 있을까?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한 재택근무가 6개월쯤 된 요즘 상사와 동료들은 나에게 "재택근무의 정석"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칭찬에 당연히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은 보이지는 않지만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에 안도감과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오늘 그동안 경험한 재택근무생활을 글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정해진 근무시간(가령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에 업무를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슬기로운 재택근무의 첫 출발은 기본 중의 기본인 출근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다. 재택근무에 익숙해지다 보면 언제 내가 7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회사를 갔는지 기억이 안 날 만큼 빠르게 그 편안함에 익숙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라인 출근이 자주 늦어진다면 보이는 것 같지 않아도 당신들의 동료와 상사는 이를 금방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어디에서 일하든 간에 기본 중의 기본인 출근 시간은 잘 지키도록 하자. 너무 뻔한 얘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으로 회사에 접속하면 제일 먼저, 같이 일하는 팀 동료들과의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출근인사와 함께 나의 출근을 알리며 오전 업무를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재택근무를 하며 가장 불편하고 어려웠던 부분은 "소통"이었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서로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눈으로 보이기도 했고, 소리도 들리기에 내가 지금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지금은 각자의 위치에서 떨어진 채로 일을 하기에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서로 예측할 수가 없게 되었고 소통의 부족으로 인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보다 상호 간의 "소통"에 신경을 써야 했다.


그래서, 나의 경우에는 아침에 만든 단체 채팅방을 통해 업무를 마무리할 때까지 각자의 업무진행에 관련해서 가능한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필요할 때는 이를 이메일로도 기록을 남김으로써 필요한 업무사항을 전달하여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노력했다. 또한, 전에는 형식적으로 느껴졌던 팀 미팅도 서로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통로가 되어 떨어진 거리로 인해 생긴 소통의 틈을 매우는데 한몫을 했다.

회사에서도 지난해와 달리 올 해에는 온라인으로 재택근무를 위한 많은 강의를 제공하였는데 내가 참여했던 효율적인 재택근무에 관련된 강의에서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능한 많은 소통(개별적 소통, 그룹으로서의 소통)"이 분산근무에서 오는 불편함이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이는 분산근무를 하는 조직에서 일하면서 서로가 보이지 않을 때, 소통하지 않음으로써 쌓이는 오해로 인한 불편함과 비효율성을 경험해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사람과 같이 일하다 보면 가끔은 혼자 일하고 싶단 생각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회생활은 혼자 할 수 없고 조직 내에서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일을 해야 하기에 혼자의 노력만으로 잘못된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없지만 같이 일하는 이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함께 일하는 기본적인 근무태도를 지킨다면 적어도 "재택근무하하면서 일안한다."라는 소리를 듣는 조직 내의 미꾸라지 소리는 듣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근태지키기, 소통 이 두 가지 만으로도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조직 내에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제 몫을 하고 있다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 더 올라가고 앞으로 위드 코로나의 시대로 돌아가게 된다면 지금 같은 나의 즐거운 재택근무도 끝이 나겠지만 준비 없이 처음 맞이 해본 지난 6개월간의 재택근무는 앞으로 변해갈 회사생활의 체험판으로  점차 달라져갈 내일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나처럼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이 당신의 슬기로운 재택근무생활에 조금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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