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마라톤이다"라는 표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마라톤을 완주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가장 필요한 것은 체력, 속도의 완급조절에 있다. 내가 가진 체력을 적절히 배분하여 일정한 속도로 달려야 정해진 시간 내에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물론, 그 마라톤에서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조금 다른 관점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직장생활을 마라톤 경주에 비유한다면 마라톤의 완주를 위해서 적당히 열심히 일하는완급조절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초년생 때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최선을 다해서 일했기에 업무 습득도 빠랐고 업무를 잘 해낼 때 얻는 상사의 인정과 성취감에 승자가 된 기분을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직장생활 4-5년차가 되었을때 나는 과도한 업무와 책임으로 폭발하는 지경에 다다른 적이 있다. 지금 돌아보면 흔히 말하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던 거 같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때 나는 미련하게 최선을 다해 일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다.
가령, 모든 부서원이 퇴근하고 나만 매일같이 남아 야근을 하고 해외지사의 직원의 출근을 기다려 이메일을 보내고 통화를 하며 일하다 문득 "내가 뭐 하는 거지?"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나의 노동력에 기생하던 나의 동료는 여느 날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상사와 면담을 신청해 과도한 업무량과 일하지 않는 동료에 대한 불만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얼마 뒤, 나는 부서내 다른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물론, 이전 업무는 내 능력의 문제가 아니었기에 새로 맡은 다른 동료도 같은 문제를 겪었고 결국 자잘한 사고로 이어져 업무의 재배분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그때 배운 것은 회사생활에서 아는 업무라고 해서 내가 모든 걸 다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안다는 것과 해야 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잘 알고 있는 일이지만 내가 지나친 야근을 해야 한다거나 회사생활 이외의 생활이 없을 만큼의 과도한 업무를 하고 있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된 것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바뀌지 않는다. 당신의 동료도 상사도 문제를 알고 있을지라도 당신의 희생을 통해 업무가 잘 돌아가는데 먼저 나서서 당신의 부담을 덜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지속 가능한 회사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지치지 않을 만큼의 여유를 가지고 적당히 열심히 일할 줄 알아야 한다.사회생활은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위해 먼저 나서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나 스스로의 한계점을 인지하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나의 무능력을 뜻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컴퓨터도 하드웨어의 용량이 있듯, 우리에게도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용량이라는 것이 있다. 나의 한계점에 대해 인지하고 그 한계점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은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능력 중의 하나이다.
혹시 오늘 과도한 업무량으로 고민하고 있거나 지쳐있는 당신이라면 한 번쯤 나의 한계점을 돌아보고 단기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꼭 짚고 넘어가 조정이 필요한 문제인지 살펴보길 바란다. 미련하게 꾹꾹 참으며 해낸다고 해서 회사란 집단이 당신에게 그만큼의 보상을 해주지 않을뿐더러 당신의 동료나 상사가 그만큼의 인정을 해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이 당신을 위로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위로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에 직장생활이라는 마라톤의 완주를 위해서 지금 오버페이스로 무리하고 있는건 아닌지 계속 대로 달려도 괜찮은지 한번 돌아보고 필요하다면 스스로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자기자신을 챙기기 바란다.직장생활에서 온전히 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줄 사람은 내 자신뿐이란 걸 잊지 말길바란다. 사회생활의 롱런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