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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의바른악당 Sep 13. 2023

민들레 홀씨처럼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 두번째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처음 그림을 제주도 유채꽃 풍경으로 하였는데 다음 작품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때 막연하게 생각난 것이 민들레 홀씨였습니다. 봄날을 연상시키는 민들레 홀씨는 무언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몽롱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하얗게 뭉쳐있는 홀씨를 보면 후- 하고 부는 재미가 있는 식물입니다. 넓게 퍼져나가는 홀씨를 보며 기분이 좋아졌던 순수한 마음도 함께 떠올라요.


민들레 홀씨를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작고 둥그런 모양의 하얀 깃털 달린 홀씨의 귀여운 모양새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바람 불어 날아갈 땐 그저 바람에 몸을 맡기고 훨훨 나는 홀씨가 부럽기도 하고, 어디에 정착해서라도 꽃을 피우는 홀씨에게서 굳센 생명력을 보기도 합니다.


다시 꽃을 피우기까지 꽤 모진 시간들을 겪어야할텐데 하얀 솜털로 뭉쳐있을 땐 어찌그리 가벼운 걸까요. 홀씨 하나에만 집중해 그린 그림에는 자유를 갈망하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습니다. 답답할 땐 민들레 홀씨처럼 어디론가 날아가버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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