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줌 수업을 보고 받은 충격
갑자기 코로나 4단계라니..... 설마설마 했는데, 그 설마가 현실이 되었다. 초등 아이들은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방학이 되는데, 그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줌수업으로 일제히 전환되었다.
소희는 2학년이라 오빠와는 달리 이번 학기에 매일 등교했다. 고학년들은 줌 수업이 일반화되었지만, 딸 아이에게는 오늘이 첫 줌수업이 되는 것이다.
집안일을 하면서 소희의 수업을 지켜보는데, 울화통이 터졌다. 발표를 안하는거다, 발표를......
나는 워킹맘이라 아이들의 같은반 엄마들과 만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따로 연락을 하는 엄마도 없었다. 반톡이 있었는데, 나는 28명의 엄마들 중에 25번째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것도 1학기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에.
그래도 소희에게 듣는 것들이 많았다. 소희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나에게 말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 소희의 짝들, 그 짝들의 특징을 소소하게 잘 알고 있었다.
초등 2학년이더라도 튀는 애들은 있었다. 그림상을 받은 아이, 받아쓰기 다 맞은 아이, 그리고 수학시험 다 맞은 아이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우리딸 소희를 포함해서 항상 듣는 이름이 있었다. 하영, 수지, 그리고 주준이.
누가 하영이고, 누가 수지고, 누가 주준이인지 궁금했다.
"어머~~~"
하영이와 수지는 줌 수업인데도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머리와 복장을 갖추고 있었다. 머리도 예쁘게 잘 묶었고, 무엇보다도 옷이 너무 예뻤다. 줌 수업에 저렇게 예쁜 옷을 입으면, 도대체 학교갈때는 얼마나 예쁘게 하고 다니는걸까?
그럼 소희는?
소희는 세수도, 양치도, 그리고 머리도 빗지 않았다. 그리고 오빠옷인지 소희옷인지 잘 분간이 안되는 만화가 그려져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
"휴~~~우~~~"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예상했듯이 줌 수업에서도 역시 하영, 수지, 그리고 주준이는 튀었다. 수업시간마다 발표를 빠지지 않고 했으며, 발표를 할때도 아나운서처럼 또박또박 크게 말했다.
그 아이들이 발표를 3번씩이나 했는데도, 소희는 발표를 안하고 있었다. 뚜껑이 열린다. 나의 머리에 김이 모락모락~~~~
소희를 째려보면서, 눈빛과 바디랭귀지로 의사를 전달했다. 줌 수업이라 말을 할 수 없음에 더 속이 터졌다.
'손들어서 발표해!!! 넌, 왜 발표안해? 손 들으라고, 손!!!!!!!!'
소희가 잔뜩 당황해서 어쩔수 없이 손을 들어 발표했다. 개미같은 목소리로.
크게 하라는 말을 해줘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옆에 있는 리모콘으로 마이크처럼 입에 대는 바디랭귀지를 보였다.
'크게, 크게!!!!'
여전히 개미소리다. 그 소리를 알아들으시는 담임선생님이 감사했다.
"소희야, 너는 학교에서 어떤 애야? 너 도대체 학교에서 어떻게 수업하는거야?"
5분간 휴식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을 비집고 들어가서 소희에게 물었다. 엄청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수업이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더 따질수도 없었다.
도대체 그동안 학교생활을 어떻게 한건가!
나는 소희가 반에서 뭐든 1등인줄 알았는데, 지난번에 그림상도 받지를 못하더니, 오늘 줌 수업에서도 발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혼자 있을때는 뭐든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여럿이 같이 놓고 보니, 소희의 탁월하지 못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오늘 줌 수업에 동시와 그림그리기도 있었는데, 그림도 역시 잘 그리는 애들이 너무너무 많았다. 초등 2학년의 그림솜씨가 그렇게 수준이 높은 줄도 모르고, 그동안 소정이가 엄청 그림을 잘 그린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가.
도대체 그동안 엄마노릇을 어떻게 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