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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범수 Mar 18. 2019

남성확대술을 고려한다면.. 이것만은 반드시

온라인에 '홍보성 정보'만 홍수... '결심'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들

작다고 느끼는가. 두꺼워지고 싶은가. 당신의 편지함에 쏟아지는 '사이즈 키우는 법'이란 스팸메일을 열어본 일이 있는가. 남의 이야기 같겠지만 실제 성기 확대 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많은 의사가 여러 이유에서 수술을 권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당신이 바지를 벗고 수술대에 오르기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 수술이 끝난 후 만나게 될 결과의 한계 그리고 부작용의 가능성. 그러나 시중에는 '하라'는 의사와 '침묵하는' 의사 두 종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이 기사는 2010년 작성된 것으로, 이후 새 수술법의 등장이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달라진 견해가 제시됐을 수 있음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홍보는 많다. 정보는 없다


'음경확대술', '성기확대술' 등 키워드로 포털 뉴스 검색을 해봤다. 지난 1년간 단 1건의 균형 잡힌 기사도 발견하지 못했다. 모두 병원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와 홍보성 광고기사뿐이다. 포털 지식검색 답변도 홍보 일색 혹은 '알아서 하라'는 식의 메마른 정보다.


'이런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강력한 의견을 찾기 어려운 이유는 대다수 의사들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은 그들도 '잘 모르기' 때문일 수 있다. 음경확대술 대부분은 개원 병의원에서 진행된다. 대학병원에서는 심각한 질병을 고치려는 목적 외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당연히 수술을 경험해본 대학교수도 드물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으니 권장할 수 없다'는 대학교수들의 간헐적인 기사 속 코멘트에, 이 시술을 수백 건 해봤다는 개원의사는 "원론적 차원에서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는 교수들의 의견이 마치 가장 정확한 정보인 듯 포장되고 있다"고 항변한다. 소비자들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



"여성의 성형욕구와 같은 것" VS "성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

우리나라 어느 전문학회도 음경확대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 곳은 없다. 거의 유일하게 '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가 홈페이지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http://www.urospace.com/uro/uro40.asp 참조). 원론적인 장단점을 소개하고 있으나 대체적 뉘앙스는 '하고 싶다면 하라'는 쪽에 가깝다.


협의회가 밝히는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성기 크기와 관련된 질병은 크게 '왜소음경증'과 '왜소음경 콤플렉스'로 나뉜다. 전자는 발기 상태의 성기가 4cm 이하인 매우 드문 경우를 말한다. 확대수술 우선 고려대상이다. 후자는 크기와 상관없이 본인이 '작다'고 느껴 괴로워하는 경우다.


의학적 관점에서는 왜소음경증이 아니라면 성관계나 상대방 만족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인관계, 부부관계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많다'는 게 협의회 관점이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학술단체 전(前) 회장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런 시술들이 체계적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이것이 의사 사회에서 공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부분의 대학교수들이 음경확대술을 경계하는 주된 이유다.


이에 대해 음경확대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비뇨기과 의사는 "크기를 키우고 싶은 남성들의 욕구 자체를 부정할 순 없다"며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이 중요하지, 무작정 반대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반박한다. 과학적 증명 문제에 있어서도 "음경확대술은 거의 2세기에 걸쳐 연구된 '오래된' 분야다. 동네 비뇨기과 의원에서도 시행되는 수준의 수술을 '낯선 분야'라고 말하는 건 그들이 이 분야 경험이 없기 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학문적 접근이 아쉬운 '그들만의 리그'

음경확대술 전문 병원들이 강조하는 홍보 문구 중 대표적인 건 '우리의 수술(법)이 국제학회에 발표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긴 일종의 '과장'으로 볼 수 있다.


국제학회에서 논문이나 보고서(주로 포스터)를 발표한 것은, 해당 학회가 '논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다. 그것을 '학회가 그 내용까지 동의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실제 미국비뇨기과학회 학술대회에는 다양한 논문과 보고서, 강연 등이 발표되지만, 학회의 공식 입장은 '일반적 음경확대술은 아직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이다.


2008년 유럽비뇨기과저널(European Urology)에 실린 논문의 결론도 유사하다. 연구팀은 1965∼2008년 음경확대와 관련된 논문을 모두 뒤져, 논문으로서 가치가 있는 자료 176개를 분석한 후 이런 결론을 내렸다.


"표준화시킬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 장기간 결과 평가도 적다. 합병증 부분은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높다. 객관적이며, 반복 도출이 가능한 새 증거가 나올 때까지 '실험적' 수준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환자들은 이런 수술법을 권장받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의술이란 것이 시험단계를 지나 수십 년의 경험이 쌓인 후 비로소 의료사회에서 '공인'되는 것인 만큼, 그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평가절하할 순 없다. 그리고 환자가 '검증 단계'의 위험성 혹은 혁신성을 감수할 만큼 이 수술을 반드시 받아야 하느냐는 판단은 오롯이 환자의 몫으로 남게 된다.


물론 이 수술이 '생명'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 그리고 음경확대술이 주된 수입이 아닌 대학교수 입장에서는 환자들에게 '신중'을 요구하는 게 당연하다. 반면 '안전을 장담하는데 굳이 괴로워하며 살 필요 있느냐'는 게 반대편의 의견이자 주장이 되는 것이다. 한 개원 비뇨기과 의사는 "우리의 의사 인생을 위협할 만한 '안전하지 않은' 수술을 권하는 모험을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논란거리를 당장 해결하긴 어렵지만, 의사들 의견이 일치하는 확고한 사실 두 가지가 있다. 당신은 자신의 크기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리고 당신의 성기는 매우 신비하고 복잡하고 민감한 곳이어서 수술을 받기 전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하는 게 현명하다는 것. 


<모든 의사가 동의하는 가장 확실한 음경확대법>


체중조절이다. 남성의 사이즈는 나이에 따라 변한다. 일종의 '라이프 사이클'이 있다. 나이가 들어 아랫배가 나오면 겉으로 보기에 크기가 작아 보이기 마련이다. 살을 빼면 최고 2∼3cm 커 보일 수 있다. 물론 돌이킬 수 없게 작아지기도 한다. 5, 60대가 되면 1∼2cm 정도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이유는 음경 내 혈관에 플라크가 쌓이거나, 신축성 없는 콜라겐이 축적되며 혈액 흐름을 방해하면서 충분한 발기가 안 되고 크기까지 작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음경뿐 아니라 고환도 작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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