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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범수 Mar 07. 2019

모두가 즐거운 봄…왜 나만 SAD

봄이면 우울해지는 당신.. 계절성 정동장애(SAD)의 원인과 대처법

희망과 소생의 계절에 자살이 가장 빈번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1년 중 자살인구가 가장 많은 때는 3월부터 5월까지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도 같은 양상을 보인다.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몇 가지 가설이 있을 뿐인데, 흔히 우리 몸속 호르몬 변화에서 단서를 찾는다. 따뜻한 봄날 기지개를 켜고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과 달리, 점점 깊은 곳으로 숨어드는 주변 사람 혹은 자신을 발견했는가. 그들을 위한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자.

◆봄에 더 우울한 사람들

매해 같은 시기에 정서와 관련된 장애가 일어나는 것을 계절성 우울증 혹은 계절성 정동장애(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 부른다. 전체 우울증의 약 3분의 1 정도로 추산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흔하다. 

종류는 발생 시기를 기준으로 구분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는 늦가을에 시작해서 초봄에 끝나는 것과 늦봄에 시작해서 가을에 끝나는 것이다. 

봄에 자살이 많은 것은 통상 '겨울 우울증'의 영향으로 보인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이 일조량과 관련 있을 것이란 전제 아래, 일조량이 감소한 겨울철 앞뒤로 우울증이 극대화된다는 판단이다. 

좀 더 그럴듯한 해석도 있다. 가을부터 겨울을 지나며 우울증이 심하게 진행되다 봄이 되며 증세가 좀 누그러지는데, 이때 극단적 선택을 감행할 만한 상태가 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봄에 나타나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는 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엔 햇빛이 '보약' 

원인에 대한 설명은 다양하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비슷하다. 우선 야외 활동을 더 많이 하라는 게 대표적 조언이다. 계절성 우울증의 일반적인 증상은 '빛'과 관련된 호르몬의 증가나 감소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갖는데 무기력감, 집중력 감소, 피로감, 식욕감퇴, 졸림, 체중 증가 등이 있다. 햇빛이 줄어들면 뇌는 세로토닌 생성을 감소시킨다. 세로토닌은 평온감, 위로감뿐 아니라 성욕과 같은 '정서'를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증이 발생하는 기본 토양이 마련되는 것이다. 

세로토닌 감소는 몸이 탄소화물을 원하게도 만든다. 탄소화물이 많은 음식은 세로토닌 생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며, 이는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일조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계절성 우울증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이런 이론을 뒷받침한다.

멜로토닌이란 호르몬과 연결하는 설명도 있다. '졸음'과 관련 있는 멜라토닌의 분비는 빛이 망막에 닿을 때 감소한다. 동시에 세로토닌 분비는 촉진된다. 계절적 우울증 치료에 광치료(라이트 테라피, 극단적으로 밝은 빛을 정기적으로 쬐는 치료법)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다 말겠지'는 금물… 정확한 원인 밝혀내야

우울증은 그 원인과 증상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세분된다. 때문에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심각한 우울증세가 나타났다면 전문적 치료를 고려하는 게 현명하다. 크게 봐서 우울증이 계절성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우울함과 들뜬 기분이 반복되는 조울증(양극성 장애)이라면 치료법은 완전히 달라진다.

자신 혹은 주변 사람이 특정 계절이나 시기에 우울증세를 반복해서 보인다면, 우선 집안에만 있지 말고 되도록 자주, 많이 외출하도록 해야 한다. 집안을 밝게 꾸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인의 경우 우울증은 치매 증세와 유사한 양상을 보일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우울증은 약물치료로 증상을 빨리, 현격하게 호전시킬 수 있으며 완치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에 나온 약물은 의존성 등 부작용을 크게 줄인 것들이 많으므로 약 복용에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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