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언니를 만나지 마세요.

by 온화

유명 강사님의 블로그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만나던 사람만 만나면 10년을 만나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하시네요.

아는 언니를 만나면, 아는 장소에서 아는 음식을 먹고 아는 얘기를 한다고요.

모르는 언니를 만나야 새로운 세계로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아는 언니가 좋을 때도 있고, 모르는 언니가 좋을 때도 있겠지요.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내용인데, 오늘은 조금 공감이 갔습니다. 요즘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 평소와 다른 에너지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아는 언니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르는 언니도 없습니다. 그냥 사람과 복작거리는 게 싫어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저 편한 게 좋아서 혼자 있는 것 뿐이에요. 사람 많은 곳에 있다 오면 몸과 정신이 피곤해지는 성향이거든요.


이런 성격 때문에 제 생활에는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길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그런데 요즘 새로운 사람들을 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다른 세상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새로 알게 된 사람들과 개인적인 친분이 생긴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오전마다 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지도사 양성 교육이에요. 11월 한 달 동안 하는 강의인데, 평일 5일 내내 듣는 수업이에요. 제가 요즘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이 이 수업에서 매일 보는 선생님과 학생들입니다. 이분들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고 있어요.


수업을 듣는 학생의 나이대는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합니다. 수업에 결석하는 학생도 있지만, 열심히 듣는 학생들이 대다수입니다. 갓난아이를 업고 수업을 듣는 아기 엄마도 있고, 몸이 아파 수술을 하면서도 병실에서 수업을 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서 저도 덩달아 의욕이 생깁니다. 사는 환경도 다르고 직업도 다양하다 보니, 새로운 세상을 살짝 살펴보는 기회도 생깁니다.


무엇보다 수업을 하는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직접 만난 것도 아닌데, 선생님의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분위기가 컴퓨터를 뚫고 나옵니다. 목소리가 우렁찬 것도 아니고, 뭔가를 바쁘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조곤조곤 할 말을 할 뿐인데, 말에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도 전해집니다. 신기하지요. 사람의 인성과 분위기가 모니터를 통해서도 전해지니까요. 컴퓨터가 아닌 강의실에서 직접 수업을 듣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럼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람 싫어하는 제가 사람을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제가 잘 몰랐던 분야를 알게 되니까 신기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다 알고 있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곳에 가니 처음 알게 되는 이야기들을 듣게 됩니다. 또 다른 세상도 알게 되고요.


사람과 어울리는 건 싫어하지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은 만나도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유명 강사님의 블로그 글에서는 아는 언니를 만나지 말고, 모르는 언니를 만나라고 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아는 언니도, 모르는 언니도, 언니 자체가 아예 없습니다. 이번에 제대로 된 아는 언니 한 명 만들어볼까 합니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이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니까요. 한 사람이라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괜찮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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