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이제 30개월 된 아이는 차분하고 조심성이 많아요.
남자아이가 소리도 크게 안 지르고 몸도 조심조심 움직이는 편이에요.
학자처럼 무엇이든 새로운 것이 있으면 본인이 탐구하고 탐색하는데 시간을 들입니다.
그래서 키즈카페 같은 곳을 가면 새롭거나 재미있는 장난감들은 또래들에게 순서를 먼저 내주는 편이에요.
신체활동 하는 것을 봐도 또래에게 치인다는 느낌을 받아요.
대신 말을 잘하고 의사소통과 표현이 명확해서 어른들과 대화가 원활하다고 생각하는지 오히려 어른들과 잘 놀아요.
그래서인지 또래친구들을 매우 경계하고 자기 바운더리 안에 물리적으로 들어오면 자지러지게 놀라거나 싫어합니다.
문화센터에서도 자기 뒤에 친구가 줄을 서면 극도로 의식하면서 마치 적을 만난 것처럼 경계해요.
그리고 꼭 저한테 말합니다.
"엄마. 쟤 막아주세요. 저 지켜주세요"
어린이집을 안 다녀서 또래와 치받고 노는 걸 덜해봐서 그런 건지 기질적인 거니 그냥 두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요.
내년에는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하는데 가서도 그럴까 봐 걱정되기도 해서 억지로라도 또래와 부대낄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건지 걱정이에요.
30개월 정도면 부모 입장에서 아이 발달상에서의 편차가 크게 여겨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어른들과의 의사소통은 잘 되는 것으로 보아 언어적으로는 괜찮은데 몸이 가까이 오는 것에서는 거부감을 표현하는 것 같아요.
아직 어리고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다고 하다 보니 아이가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놀이터에 가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 공원에서 뛰어노는 것, 모래놀이, 물놀이하기 등 몸을 움직여서 신체 감각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런 야외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또래들을 만나거나 우연히 상호 작용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게 될 수도 있고요. 엄마가 먼저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아이를 참여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더불어 아이가 <엄마 막아주세요 지켜주세요>라고 말하는 표현만 보면 아이가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한다는 인상을 주는데 실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아이가 적절한 표현을 몰라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럴 때는 무조건 아이가 힘들겠구나 하고 바로 액션을 취해주시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표현하는 의미를 추가적으로 질문해 주세요.
“00아, 엄마(아빠)가 어떻게 막아줄까?”
“걱정되는 것이 있니?”
그러면 아이는 본인의 목적이나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고 실제로 그걸 원하는 건지 혹은 다른 불편한 감정 때문에 그냥 말을 한 건지 스스로 이해하게 되고 엄마 아빠에게도 표현을 할 수 있어요.
아이가 본인의 영역에 또래가 들어오는걸 극도로 경계한다는 건 아무래도 관찰자인 부모의 생각이니 꾸준한 대화를 통해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