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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아기의 노출증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5개월 된 아기가 옷 입는 걸 너무 싫어해요.

기저귀만 차고 있을 때는 까르르하다가 감기 걸릴까 봐 걱정돼서 옷을 가져오기만 해도 대성통곡을 하고 난리예요.


특히나 팔을 옷 안으로 넣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어요.

한 번은 팔을 넣으려는데 말도 안 되는 힘으로 팔을 확 빼서 아기 팔이 꺾일 뻔한 적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밤에 잘 때가 힘들어요. 목욕시켜 주고 로션 바르고 할 때는 기분 좋다가 잠옷만 가져오면 난리를 쳐요. 그게 밤잠 투정으로 이어져서 밤마다 전쟁이에요.


대체 왜 옷을 싫어하는 걸까요? 집안 온도는 절대 덥지 않아요. 아기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늘 유지하고 있어서 더워서 그러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



5개월 정도 되는 아기들이 옷 입는 걸 싫어하는 건 흔한 일이에요. 이제 막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걸 배워서 매일매일이 신기하고 즐거운데 옷 입는 과정에서 팔다리가 제한되고 옷을 입으면 아무래도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말씀 주신 것처럼 늘 아기를 알몸으로 둘 수는 없으니 습관을 들여주셔야 합니다.


먼저 옷을 바로 입히기보다는 그전에 재미있는 놀이시간을 만들어주세요.

아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손에 쥐어준다든지 좋아하는 노래에 팔다리를 움직여준다든지 아기의 기분을 즐겁게 만들어주시면 옷을 입히기 수월할 거예요. 그리고 아기 기분에 맞춰서 '이제 옷 입을 시간이다'라는 것을 말해서 기분 좋음과 옷 입기를 연관시켜 주세요. 그러면 아기의 반응이 한층 더 긍정적으로 변할 거예요.


옷을 고를 때도 다 고려해야 하지만 팔다리가 자유로울 수 있는 옷을 선택해 주세요. 대부분 아기 옷이 신축성이 좋고 부드럽긴 하지만 팔다리를 움직이기에 불편한 옷들이 있어요. 그런 옷을 자꾸 입히시면 아기의 나쁜 경험이 자꾸 쌓여서 옷 입기를 거부할 수 있어요. 팔다리가 아예 노출이 되거나 최대한 자유로운 옷을 골라서 입혀주세요. 그러면 아기도 움직임에 제한이 없다는 것을 경험하고 옷 입기 거부를 멈출 거예요.


그리고 아기가 옷을 입는 과정에서 무엇을 제일 무던하게 생각하고 무엇을 제일 싫어하는지 관찰해 보세요. 이미 팔 넣는걸 가장 싫어한다고 해주셨는데 그러면 옷 입는 순서를 바꿔보세요. 제일 무던하게 생각하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마지막에 팔을 넣을 수 있는 순서를 고민해 주세요.


가장 중요한 건 아기가 싫어하는데 억지로 입히는 것입니다.


"옷을 입어야 감기가 안 걸리지"


엄마의 걱정 어린 말이지만 저런 말과 함께 계속 옷을 입히는 것은 아기에게 안 좋은 경험만 더해줄 뿐입니다.

아기가 옷 입는 걸 싫어한다면 과감히 그 과정을 멈추고 아기의 감정을 이해해 보세요.


"옷이 꽉 끼는 것 같아?"


충분히 공감해 주면서 아기를 달래고 옷을 입히면서 끊임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세요.


"아유 예뻐~"

"이제 옷 다 입었으니까 엄마랑 놀자!"


습관을 형성하는 건 어렵지만 습관이 형성된 후에는 거짓말 같이 그 모든 과정이 쉬워집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아기의 긍정적인 경험을 강화하면서 꾸준히 시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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