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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을 보내고 우울증이 왔다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아이 육아가 그렇게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아이 사회성이 걱정되어서 중간 입소로 어린이집에 보냈어요.

처음 얼마간은 너무 적응도 잘하고 엄마가 가든 말든 신나게 뛰어들어가길래 기분도 좋고 오랜만에 제 시간도 갖고 했는데요.

원인 모를 공허함이 느껴졌어요. 하루 종일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이 걱정을 하면서요.

내 옆에 있으면 최소한 걱정은 안 했을 텐데.


최근에 선생님이 연락 오셔서 집에 가기 한두 시간 전부터 엄마 보고 싶다고 아이가 조금씩 운다고 하더라고요.

괜히 그 말을 듣고 너무 찡해서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원하고 오는 길거리에서 아이 붙잡고 엉엉 울었어요.


자꾸 죄책감이 들고 기분이 가라앉아요.


또 같은 반에 좀 별난 아이가 있어서 저희 아이가 좀 주눅 들어 보인다는 말씀도 하시더라고요.

매일 아이를 보내고 걱정만 많아졌어요.


남편도 이제야 좀 자유가 되었는데 상태가 더 안 좋아 보인다면서 걱정하고요.


저 왜 이럴까요?




아이마다 다르듯이 엄마들의 성향도 다 다른 것이 당연합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숨통이 트였다고 행복해하는 엄마들도 많습니다. 이제야 자유시간도 생기고 오히려 육아에 더 도움이 된다고도 하고요.


하지만 어떤 엄마들에게는 이게 꽤 고역일 수도 있어요. 다들 미처 생각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어린이집을 처음 갈 때 아이도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이 필요하지만 엄마 역시 아이와 떨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성향이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엄마의 성향인 것이지요.


후자의 경우 말씀주신대로 우울한 감정이 들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아이가 모유를 완전히 끊었을때이지요. 모유 수유를 하면 아이와 교감하고 내가 줄 수 있는 것에 행복하던 엄마들은 모유 수유 끝난 이후 상당 기간 우울한 감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잘 적응을 할까? 혹시 누가 괴롭히지는 않을까? 엄마 찾아 울지는 않을까?


어린이집에 보내고 처음 아이와 떨어진 엄마들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항상 강조드리는 것이 습관 형성이지요.


조금 시간이 지나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어린이집에 적응을 할 테고 엄마도 아이의 부재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다만 그 과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느냐 스스로를 힘들게 하냐의 차이겠죠.


엄마가 우울해지면 그 기운은 아이에게 전달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그런 우울한 감정과 보상 감정이 뒤섞여 올바른 육아가 안 될 수도 있고요.


아이가 어린이집을 감으로써 생기는 긍정적인 점들을 먼저 생각해 주세요. 아이가 걱정되고 죄책감이 드신다면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있는 시간에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보시고 아이와 같이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이벤트나 장소를 물색해 보시는 것도 좋아요.


아이를 위해 뭔가 하고 있다는 그 기분이 상당히 도움이 될 거예요.


선생님과 자주 소통하시는 것도 전혀 문제없으니 아이가 걱정되신다면 지금처럼 적절히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눠주세요.


건강하고 행복한 육아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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