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아주고 싶은 아내와 기다리라는 남편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다른 것들은 문제가 없는데 남편과 양육 방식이 달라서 고민입니다.

한번씩 아이가 어떤 이유로든 자지러지게 울때가 있어요.

아이들은 그럴 수 있죠. 문제는 그 대응방식 때문이에요.

그럴때마다 남편은 힘들더라도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무조건 안아주거나 달래지 말라고 해요.

하지만 저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느정도 울고 나면 달래거나 안아주려고 해요.

그러면 남편은 불같이 화 내면서 그러니까 아이가 버릇이 나빠진다고 하는데.. 이게 정답이 있는 문제일까요?

아이가 울때 부모의 올바른 대처법도 궁금하고 이렇게 부부간 양육 방식이 다를떄 어떻게 해야할지도 궁금합니다.



남편과 양육 방식이 달라서 고민이 많으시겠어요.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 때마다 남편은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하고, 무조건 안아주거나 달래지 말라고 하니 엄마 입장에서는 마음이 많이 불편하고 괴로울 수밖에 없어요. 반면에 나는 아이가 그만큼 힘들고 감정이 격해졌으니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끼고, 아이를 안아주거나 달래주는 방식이 아이에게 더 따뜻한 돌봄이라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남편은 그런 모습이 아이 버릇을 망친다며 불같이 화를 내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서로의 감정도 상하고 결국 아이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우선 아이가 자지러지게 우는 건 단순히 떼를 부리는 게 아니라, 아직 감정을 말로 조절할 능력이 없어서 본능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이럴 때 아이는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니까 부모가 외부에서 조절자 역할을 해줘야 해요.

안아주고, 옆에 있어주고, "속상했구나", "많이 힘들었지" 같은 말을 건네주는 건 아이가 감정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에요. 이런 반응은 아이에게 ‘내 감정이 존중받고 있구나’, ‘세상은 안전하구나’라는 느낌을 주고, 나중에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으로 이어지게 돼요. 정서적인 안정이 기반이 되면 아이는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거든요.


반면 남편처럼 “참고 울게 둬야 한다”는 입장은 아이에게 경계와 기준을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요. 훈육의 개념이죠. 실제로 아이가 울 때마다 무조건 원하는 걸 들어주면, 아이가 울음을 ‘도구’처럼 사용하게 될 위험도 있어서 남편 입장이 전혀 틀렸다고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감정을 받아주는 것과 행동을 허용하는 건 다르다는 거예요. 아이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는 게 아니라, 감정을 먼저 다독여주고 나서 그 안에서 적절한 기준과 행동 지도를 해주는 게 균형 잡힌 양육이에요.


부부 사이에 양육 방식이 다를 때는 서로를 설득하려 들기보다, 아이에게 어떤 모습이 더 도움이 될지를 중심에 두고 대화를 시도하는 게 중요해요. “우리가 서로 다르게 행동하면 아이가 혼란스러워할 수 있으니까,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공통된 기준을 함께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도 좋겠어요. 아이 앞에서는 되도록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아이에게는 더 큰 안전감이 되거든요.


결국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관이 부딪히는 지점이에요. 서로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함께 공부하고 조율해가려는 자세가 필요해요. 아이를 함께 키우는 일은 부부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연습이기도 하니까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혼자만의 시간이 불안한 육아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