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30개월 아이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저희 아이는 제가 크게 손 쓸 필요 없이 정리를 잘해요.
집에서 장난감도 척척 넣고 책도 다시 꽂아 놓는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칭찬을 많이 해줬어요.
세상에 이렇게 기특한 아이가 어디 있냐며 자랑하기 바빴답니다.
그런데 슬슬 외부 활동을 하고 다른 아이들과 만나게 되면서 이게 문제가 되고 있어요.
정리를 잘하는 건 좋은데 다른 아이들이 아직 가지고 놀고 있는 것들까지 정리를 해버려요.
키즈카페만 가면 노는 건지 정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다른 아이들이 실컷 가지고 놀고 있는데 잠시 한눈 판 사이에 그걸 싹 다 가져가서 정리를 해버려요.
그러면 그 아이들은 장난감이 없어졌으니 울고불고 난리가 나죠.
몇 번은 부모님들한테 사과를 했는지 몰라요.
얼마 전에는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도 자꾸 그런 행동을 해서 아이들과 사이도 좋지 않고 어린이집 분위기를 해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요.
제가 어떻게 설명을 해주면 좋을까요?
물론 아이에게 나쁜 의도는 없어요. 아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내 것과 남의 것에 대한 경계입니다.
그 경계를 인지하지 못하니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대로 마구 다 정리를 해버리는 것이에요.
먼저 가정에서 연습을 해주세요.
부모님의 물건과 아이의 물건을 앞에 두고 소유자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죠.
"이건 아빠 꺼, 이건 엄마 꺼, 이건 00이 꺼. 그러니까 엄마 아빠 꺼는 마음대로 만지거나 정리하면 안 되는 거야"
말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다른 사람의 물건을 만질 때 허락을 구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아이도 부모님의 물건을 만질 때 허락을 받고 부모님 역시 아이의 물건은 허락을 받고 만지는 것을 반복해 주세요. 지나친 훈육으로 아이가 받아들이지 않도록 물건마다 스티커를 붙이는 등의 놀이처럼 해도 괜찮습니다.
또한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가정에서 이런 교육을 하고 있음을 말씀드리고 어린이집에서도 연습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드리는 것도 좋습니다. 소유의 개념은 어린이집 아이들 누구에게나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수업 내용 안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습니다.
키즈카페의 경우 부모님의 개입 정도 역시 한번 체크해 주세요.
아이가 마음대로 장난감을 정리할 때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서 그것이 옳지 않은 행동임을 알려주셨는지 혹은 '그러면 안 되는데..' 하고 소극적으로 행동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공동체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때는 적극적인 부모님의 역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