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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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홍길동 씨에게 ‘같이 일을 못 하겠다’고 말하려고 했다. [홍길동] 폴더에 이미 많은 증거가 모여 있거니와 최근 들어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머릿속 시나리오를 입 밖으로 뱉을까 하고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모두 접었다.
그 이유는 잘 안 맞는 상사를 버텨내는 것 또한 사회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직장은 나의 일상을 유지하는 커다란 축이다. 일이 없으면 생활비도 없고, 활력도 없어진다.
직장이 없으면 월요병에 공감할 수 없고 상사를 험담하는 시시콜콜한 수다에도 낄 수 없다. 근로자의 날도, 여름 휴가도, 명절에 받는 선물도 남의 일이다.
친구들을 만났을 때, 공항에서 검색대를 통과할 때 ‘백수’라는 지위는 사람을 초라하게 만든다.
이런 내 삶의 원동력을 누구 한 명 때문에 힘들어서 포기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
처음 길동 씨에게서 유배 통보를 받았을 때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난 떳떳했다. 이건 누가 잘못했느냐의 문제가 아닌, 성향의 문제였다. 내가 쫄거나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하나도 없다.
누군가는 이 역시 당돌한 MZ세대의 특성이라고 치부할지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이 정글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강하게 마음을 먹는 게 중요했다.
나는 우리 길동 씨를 용서하고 보듬기로 했다. 부서에 남아 일하겠다고, 다른 부서로 이동하지 않고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