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에 대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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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에서는 선빵을 날리는 게 중요하다.
홍길동 씨가 선수를 쳤다. 어느 날, 출근했더니 다른 부서 부장들이 내게 말했다.
“너희 부장 좀 그만 괴롭혀."
어리둥절했다. 여론 조성이 그렇게 돼있었다. 듣기로는 홍길동 씨가 나 때문에 위병을 앓고 있다고 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것은 한 순간이구나.
길동 씨는 그날 나를 빈방으로 따로 부르더니 이런 명대사를 날렸다.
“너랑 더 이상 같이 일 못하겠어”
“이유가 뭔가요?”
그는 년도가 적혀있는, 가죽 패키지로 된 커다란 다이어리를 펴고는 그동안 메모해 둔 거 읽었다. 나는 임금에게 유배당하는 신하처럼, 그가 펴든 교지를 덤덤히 받아들었다.
길동 씨는 내게 부서 이동을 권했다. 군대식 문화에 순순히 응하지 못했다는 게 명목이었다. 자신이 어떤 지시를 내렸을 때, ‘네’라고 하지 않고 질문을 하거나 ‘알아보겠다’고 답한 것이 그의 마음을 뒤틀리게 했다고 한다.
그에게 나는 고약한 후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