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제작진은 다 계획이 있었구나?”

예능을 보고서 3

by 아임유어엠버

“<미스터트롯> 제작진은 다 계획이 있었구나?”

무한한 변주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이야기꾼이다.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이라는 뜻이다.


MBC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처럼 다양한 ‘부캐’들이 양산된다. 도라에몽이 가방에서 별걸 다 꺼내듯, 끝도 없이 뭐가 나온다. 마음만 먹으면 모습을 바꾸는 요술램프의 지니처럼 <미스터트롯>에서 <미스터트롯의 맛>으로, <사랑의 콜센타>로, <뽕숭아 학당>으로 마구마구 변신한다. 오디션 프로그램 중 2차, 3차로 파생상품을 만들어 낸 건 현재까지 <미스터트롯>이 유일하다.


<위대한탄생> <슈퍼스타K> <K팝 스타> <판타스틱 듀오> <슈퍼밴드> <쇼미더머니> 등 그동안 일반인이 출연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프로그램이 끝나면 그걸로 끝이었다. 한 주를 그 프로그램 보는 낙으로 보내던 팬의 입장에서는 허무하다. 참가자에게도 “스타로 띄워준 건 우리가 했으니 그 다음은 니가 해”라는 식으로 매정하게 들릴 수 있다. 마치 운동회 다음날, “논 건 논 거고 숙제는 숙제야”라고 말하는 선생님처럼.


보통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나면 예능 프로그램들은 상위권에 오른 몇몇 참가자들을 게스트로 기용해 반짝 시청률을 올린다. 참가자들이 총출동하는 콘서트를 진행한 경우는 있었지만 참가자들이 이끌어나가는 프로그램을 새로 만든 적은 없다. 그나마 한 시즌이 끝나면 출연자들을 한 곳에 모아 왕중왕전을 펼치는 <히든싱어> 정도가 활용도 높은 프로그램에 속한다.


그래서 오디션이 끝나면 어떤 참가자들은 연기나 예능 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렇지 않은 경우 새 앨범을 들고 음악 프로그램에 데뷔해야 얼굴을 알릴 수 있다. 좋아하는 참가자가 오디션 종료 직후 어떻게 살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많은 오디션 참가자들이 대중의 기억에 잊히거나, 몇 년이 지나 뜬금없는 근황을 알린다.


<미스터트롯> 제작진은 이 점에 주목했다. 팬들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것이다.


제작진은 진선미가 발표된 이후로 몇 주간 <미스터트롯의 맛>을 방송했다. 드라마가 잘 되고 난 후 하는 특집방송처럼 영상짜깁기로 시간을 때우는 것이 아니라 미방분을 참신한 기획으로 공개하거나 오디션 종료 후 참가자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임영웅‧영탁‧이찬원의 솔직한 일상을 다룬 ‘다큐3일’, 참가자들의 허벅지 대결 영상, MT를 간 레인보우와 TOP7의 노래대결 등이 대표적인 ‘좋은 예’다.



그러고 나서도 할 얘기가 더 남았는지 <사랑의 콜센터>를 내보냈다. 이 역시 팬심을 공략한 기획이다.


90년대에 HOT, 젝스키스 같은 아이돌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번호가 있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팬과 스타가 소통한다는 건 획기적인 일이었다. 특히나 전화로 대화를? 2010년대 와서야 MBC <무한도전-토토가>에서나 벌어졌던 희귀한 경험이다. 그걸 <미스터트롯>이 최근 매주 해내고 있다.


1회당 10명 정도밖에 기회를 못 얻긴 하지만 좋아하는 스타와 대화가 가능한 것은 물론 나만을 위한 노래까지 들을 수 있다는 게 어디냐. 미스터트롯 TOP7이 40대~60대 아줌마, 많게는 80대 할머니들이 10~20대 전유물이라고만 느껴졌던 ‘팬질’을 하게 만들었다.


<사랑의 콜센타>가 세운 업적은 하나 더 있다. 트로트 예능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트로트는 올드하다는 인식 때문에 음악방송에서 늘 조연이었다. 예능에서 트로트를 소재로 한 적은 더더욱 없다. 그러나 <사랑의 콜센타>에서 만큼은 트로트가 주인공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트로트가 불리고 게스트도 트로트 가수가 등장하며 신청자들은 트로트에 대한 애정을 고백한다.

이 프로그램은 TOP7이 게스트이자 MC이고, 오프닝 무대부터 마무리 무대까지 모두 책임지는 단독 콘서트와도 같다. 김성주와 붐은 MC 노릇을 하기보단 이들과 한 멤버로서 어우러진다. 이들은 매주 이 방송을 위해 합동공연을 준비하고, 녹화장에 와서는 최선을 다해 무대를 즐긴다. 내 무대 남의 무대 관계없이 흥이 차올라 춤추고 꽁트연기를 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 딱딱 맞는 호흡에 ‘깨알재미’까지, 채널 돌아갈 틈이 없다.



<미스터트롯>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뽕숭아 학당>을 야심차게 내놨다. 학교 세트가 아니라 실제 학교에 등교하는 콘셉트로 정한 것은 스튜디오 안에서 전화를 통한 비대면 소통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마을 주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사랑의 콜센타>가 미스터트롯 TOP7을 ‘스타’로 보고 있다면 <뽕숭아 학당>은 TOP7을 ‘학생’으로 본다. 게스트를 친근한 동료로 대하는 JTBC <아는형님>과 달리 <뽕숭아 학당>은 게스트를 ‘스승’으로 모신다. 이 점에서는 SBS <집사부일체>와 비슷하나, 기획의도가 “초심을 잃지 말자”는 쪽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1회에서 ‘어머니’를 등장시킨 것만으로도 <뽕숭아 학당>은 앞으로를 기대케한다. 이들의 효심을 보여줌과 동시에,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시청자들에 대한 ‘위로’와 ‘감사’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제시했다. 여기에 어머니들이 끼를 발산하는 모습은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방송 후반부 살짝 예고된 2회는 멤버들의 새로운 매력을 엿보게 했다. 이는 TOP7 멤버들끼리 있을 때 보여준 장난기와는 달라보였다.


임영웅‧영탁‧이찬원 등 멤버들을 활용한 다음 콘텐츠는 뭘까. 이들이 자신의 매력을 또 어떤 방법으로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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