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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별꽃 Jan 07. 2021

이유리, 이젠 '연민정' 말고 ‘아! 이유리’!

TV 캐릭터 박물관① 김소연VS이유리,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악녀


KBS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엿볼 수 있는 이유의 매력은 ‘털털함’ ‘4차원’ ‘엉뚱함’ 등으로 표현된다. 사실 그녀의 과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청순함’이었다.



2001년 KBS2TV 드라마 ‘학교4’로 데뷔한 이후 KBS2TV ‘러빙유’로 악녀의 맛을 잠깐 본 그녀는 ‘부모님 전상서’ ‘사랑과 야망’ ‘엄마가 뿔났다’ 등 주말극에 출연하며 밝고 참한 며느리 이미지를 굳혔다.


마냥 청순하기만 할 것 같은 이유리를 180도 뒤바꿔놓은 게 바로 연민정이다. 왔다 장보리는 주인공인 오연서가 아닌, 연민정을 스타덤에 올려놨다. 악녀가 캔디보다 더 주목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2011년 MBC 주말극 ‘반짝반짝 빛나는’의 황금란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악행을 행하면서도 때로는 죄책감을 느끼는 캔디형 악녀라면, 연민정은 거짓말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들키고도 끝까지 아닌 척 발악하는 파렴치한이었다. 그럼에도 최소한, 연민정은 최후에 죗값을 치르고 욕망을 다 털어낸다.   


상대를 잡아먹을 듯한 눈빛, 카메라 따위 신경쓰지 않는 리얼한 표정 등이 연민정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 그때의 이유리를 보면서 ‘연기에 고달팠구나’ ‘이런 연기를 해보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2015년 tvN ‘슈퍼대디열’과 2017년 KBS2TV ‘아버지가 이상해’, 2019년 MBC ‘봄이 오나 봄’으로 코믹한 이미지를 보여줬지만, 연민정을 지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보다 이유리는 자신을 배신한 남자에게 복수하는 순정녀(‘천상의 약속’), 친딸을 찾기 위해 인생을 건 거짓말을 하는 엄마(‘거짓말의 거짓말’) 등 청순가련한 역할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그런 이유리에게 모처럼 변화를 안겨다 준 프로그램이다. 이유리는 첫 등장에서 만두를 입안에 몰래 넣고는 안 먹은 척 연기하는 새침한 모습으로 엉뚱함을 드러냈다. 이후 그녀는 ‘큰손’과 실행력으로 떡 만들기, 불쇼 등에 도전하며 패널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앞서 황치열과의 만남에서 그녀는 가수 아이유의 팬이라며 부캐 ‘아! 이유리’를 만들었다. 청순한 외모와 꼭 닮은 청아한 목소리로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에서 연민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숨겨온 미친 예능감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특집에서 터졌다.




그녀는 ‘동생’ 황치열과 허경환을 집으로 초대해 직접 준비한 시상식을 열고 함께 떡 경단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유리는 허경환, 황치열이 열심히 떡메를 칠 수 있도록 칭찬 멘트를 날리고, 황치열의 건반 반주에 맞춰 뮤지컬스러운 노래를 애드리브로 불렀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걸어와 두 사람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도 모자라, 실제 시상식처럼 이경규와 이영자가 그려진 쿠션에 대고 인사를 하는 예의바름까지 보여줬다.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 방탄소년단의 ‘불타오르네’에 맞춰 쌍라이터를 켜보이던 코믹함을 뺨치는 아이디어였다.    


그야말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 ‘대환장쇼’였다. 이 쇼의 기획부터 소품 준비, 연출, 출연까지 모두 해낼 수 있는 이는 ‘대용량 여신’ ‘한입 요정’ ‘열정대왕’ 그리고 ‘아! 이유리’ 이유리 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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