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는 함셋의 이야기가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다. 여호와님은 우리가 제사를 열심히 모시면 우리에게 부귀와 영화를 주는 그런 신이 아닌 것 같다... 어렴풋이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했다.
사실 이집트는 외국의 많은 문물들이 들어오는 곳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였으니 그건 당연했다. 그에 따라서 많은 이방의 종교 또한 거쳐가는 곳이었다. 물론 파라오의 위세가 대단해서 공개적으로 파라오의 영향력을 능가하지는 못하였지만 '이런 곳에는 이런 신도 있구나' 하는 정도의 맛보기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한 곳이었다.
헌데 파라오도 마찬가지고 ... 나에게 충성을 다 해라... 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제사와 제물을 통해서 주로 충성은 이루어졌다. 헌데 모세가 전해준 십계명은 그 이미지가 달랐다. 그것은 우리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이야기 하고 있었으니까...
"아저씨 말을 알것도 같고 모를것도 같지만 ... 실은 아저씨도 정확한 건 아직 모르고 있는거죠?"
함셋은 기분좋게 씩 웃어준다. 사실 자신도 여호와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이집트에서 지금까지의 행적과 계명들 정도... 그것으로 자신이 여호와를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자신도 잘 알고 있다.
"뭐 나도 잘 모른다. 헌데 사실 모세나 아론 어르신도 잘 모르시는 거 아닐까? 아론 어르신이 여호와님을 잘 알고 판단하는 분이었다면 이전에 금송아지 상을 만들어서 엄청난 난리가 벌어지는 일은 없었겠지... 결국 우리 모두가 여호와님을 잘 모르고 있어
어쩌면 우리중에서 뽑히고 뽑혀 나간 정탐꾼들도 가나안 땅을 보고와서 한 보고에서 여호와님을 노엽게 만든 것도 다 여호와님을 잘 몰라서 벌인 일이 아닐까나?"
"정탐꾼들의 보고는 저도 그 현장에 멀찍히 있긴 했어요. 헌데 제가 보고 알기로는 자신들이 보고 듣고 온 사실을 얘기하는 걸로 보였어요. 오히려 벌을 받지 않은 죠수아와 갈렙이 굉장히 주관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해요. 누가 보더라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덕목이 아닐까요?"
"반드시 사실대로 판단하는것을 여호와님께서 싫어하실 수 있다는 거 아닐까? 네가 보기에는 그 열명이 '누가 보더라도 틀림이 없는 사실' 을 말한 것으로 보였겠지만 그것도 실은 자신들의 절망감을 이야기 한 것이란다.
수학적인 사실도 그것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리는 데에 사용되어질 수 있거든.
두달 전의 그 사건은 정말 우리 모두에 있어서도 가슴아픈 사건이다. 그 덕에 여호와님은 우리가 가나안에 들어가서 땅을 차지하는 일을 40년 막으셨고, 우리는 이제 꼼짝없이 광야를 떠돌아 다니면서 만나와 메추라기만 40년을 먹으며 아무런 땅도 받지 못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지
헌데 말이다 노아야. 오늘도 어김없이 생긴 저 구름기둥을 한번 봐라."
노아는 이집트를 건너온 뒤 부터 한 낮의 뜨거운 태양을 늘 막아주어 선선한 상쾌한 느낌을 만들어 주는 구름기둥을 바라보았다. 사실 저것도 기적중의 기적이다. 늘 구름기둥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있었고 그들이 가야 할 곳으로 움직이면서 백성들을 돌보고 또한 지켜내고 있었다.
"실은 내가 의사인 친구로 부터 놀라운 얘기를 들은게 있어. 노아야 우리 인원이 지금 6천명인데 ... 발이 부르튼 사람이 한 명도 없단다"
( 신명기 8장에 나오는 얘깁니다. 60만명이 아니라 6천명으로 적은 것은 60만명은 그리스어 성경을 번역하는 가운데 단위를 잘못 옮기며 발생한 오류라는 학설을 이야기 상황에 어룰리기에 적용했습니다. )
노아는 놀랐다. 이건 말이 안되는 거다. 무리 중에는 여자와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오랜기간 사막을 돌아다니고 있는데도 발이 부르튼 사람이 없다? ...
"그리고 저 구름 기둥도 마찬가지야... 우리가 가나안 사람들과의 전쟁에서 철저하게 패배했지. 그 전에 여호와님의 노여움을 사서 우리는 40년간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고...
헌데 말야 노아야. 만일 우리가 여호와가 아닌 다른 신을 섬기는 가운데 있었더라면 그렇게 우리가 노여움을 샀는데 구지 오늘 이렇게 구름기둥이 우리를 가려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생각해 보니까 그랬다. 여호와님의 노여움은 다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사실 이스라엘이 광야를 걷고 걸으면서 여호와님의 노여움을 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커다란 사건으로는 모세어르신이 계명을 받으러 올라갔을때 금송아지를 만들었다가 많은 사람들이 죽은 사건이다... 그 때는 정말 우리 모두가 다 죽는 줄 알았었다.
사실 이번에도 또 극도의 노여움을 산 것이라면 구름기둥과 불기둥 둘 중 하나만 없애버린다 하더라도 이스라엘 백성은 그날로 떼죽음을 당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름기둥은 여전히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아저씨의 생각은 여기까지 와 있기는 해. 이 이상은 너와 같이 생각을 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여전히 헤메이며 야단을 맞고 있지만 여호와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고 있어. 어쩌면 우리를 많이 사랑하시는 지도 모르겠다. 마치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이 말이야"
"... 아니 전쟁에서 지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게 되었지만 그게 우리를 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인가요?"
"그래 우리는 아직 버림받지 않았어. 저 구름기둥이 그 증거 아닐까? 물론 야단은 지독하게 맞고 있지만...
우리는 여호와님을 알아야 해. 그래서 여호와님의 뜻에 거스리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하고 그래서 여호와님이 노여워할 일이 없는 백성이 되는거야. 그러기 위해서 율법이 필요하고"
밖에서 환자캠프를 돌보아주시는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만들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도 여전히 만나와 메추라기 요리가 들어온다. 헌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사막에서 구할 수있는 석청을 이용해서 메추라기 요리도 점점 더 맛있게 만드는 레시피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세라스 아주머니가 미아, 람 등을 데리고 음식을 차려서 들어온다.
"아니 둘이서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해요? 우리도 좀 같이 끼워주지 그랬어요"
"제가 전쟁 이후에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좀 같이 얘기했고 ... 아 그리고 제가 노아에게 측량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로 했어요. 해서 노아에게 오늘 숙제를 내어주었는데...
노아야 어차피 측량은 같이 못하니까 람을 데리고 네가 배운걸 같이 가르쳐 주면서 숙제를 해 오면 좋을것 같은데?"
람이 그 얘기가 떨어지기도 전에 끼어든다 "당연히!! 형 같이 하죠"
거기에 미아도 같이 하고싶다고 거든다 "오빠 나도 같이 좀 하고 싶어요. 나도 좀 데리고 가르쳐 주세요. 나도 배우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