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민학교로 입학해서 초등학교로 졸업한 세대이다.
그 시절에는 초등학교 앞에는 거의 다 분식점이 있었는데 우리 학교 앞에도 예외 없이 아이들의 하굣길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맛있는 분식점이 있었다. 우리 반 친구의 어머니가 하시던 분식점이었는데 아주머니는 매일 새벽에 방앗간에서 쌀로 직접 떡을 뽑아오신다고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계셨다.
쌀떡의 쫄깃한 식감에다가 고추장의 매콤 달콤함으로 100원에 4개씩 종이컵에 담아주시던 쌀떡볶이는 근처에 100원에 수북이 담아주는 밀떡볶이라는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독보적인 우리 학교 앞의 인기쟁이였다. 초등학교 4학년때였다. 아버지의 빚보증으로 잘 살진 않았지만 나름 지방에서 중산층으로나마 살던 우리 집이 무너졌을 때이다. 항상 하굣길에 먹던 떡볶이를 사 먹는 게 망설여졌다. 집에 가면 빚문제로 싸우는 부모님을 보고 나면 용돈을 달라는 말을 하는 게 쉽지 않았었다.
학교를 마치고 나면 같은 방향으로 가는 친구들이 떡볶이를 사 먹는 것을 기다려주고는 했었다.
그럴 때면 바로 옆에서 기다리기가 멋쩍어 멀찍이 물러서서 친구를 기다리고는 했는데 아주머니는 그 많은 아이들 틈에서 어떻게 알아보셨는지 나를 불러서 떡볶이를 담아주시고는 그냥 먹으라고 하셨다.
그러기를 여러 번 하고 우리 집은 서서히 빚문제가 정리되었고 나는 다시 돈을 주고 떡볶이를 먹을 수 있었다. 요즘은 떡볶이도 브랜드화되어서 얼마나 맛있게 나오는가. 맛과 맵기도 조절할 수 있고 토핑도 가지각색으로 얹어 먹을 수 있지만 그때 주신 따뜻한 정과 떡볶이 한 컵은 다시 살 수 없는 맛이었으리라. 매일 새벽 방앗간에서 떡을 뽑아서 들고 오시던 아주머니의 손맛이 지금도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