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낭만필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리엔진 Dec 01. 2017

소금 안쳐도 맛있어요..

낭만필름 열세번째 컷

7년 전 즈음, 낮선 외국친구들과 처음 대학교 수업을 들을때 가장 힘든 시간은 PPT시간이었다. 어버버대는 영어로 교실앞에 서있으면 머리가 텅텅 비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런 내가 딱 한번 프리젠테이션할때, 이 곳 친구들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자유주제로 나는 사진에 관련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다. 몇일 밤잠을 설치며 준비를 한 PPT는 믿기 힘들게도 친구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고 심지어 수업이 끝나고 교수가 찾아와서 내가 PPT하는 것을 녹화해서 다른 반 친구들에게 보여줘도 되겠냐는 물음을 했었다.


각설하고, 그때 내가 했던 PPT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사진에서 리터칭은 멋진 요리에 곁들인 소스 같은 거예요. 당신이 스테이크를 먹고 있다면, 후추와 소금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적당하면 요리에 풍미를 더하지만, 과하면 요리 본연의 맛을 헤칠 수 있죠."




그렇게 나름 10년 넘게 소금과 가끔은 후추까지도 열심히 치고 있다.

근데, 그렇게 열심히 소금 치고 있다 보니 막상 스테이크 맛은 기억이 안난다. 


소금 안치고 한입 물어보니..

나쁘지 않다.


소금 안쳐도 대충 간이 맞네...

Bad Morning | Praha, Czech | Autoflex A + Fuji Color 400



매거진의 이전글 조금 더 낭만스럽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