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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엔진 Feb 24. 2019

너는 특별하지 않아.

나도 알고 있어.

생각을 전달 방법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이렇게 글을 쓰는 방법이 있고, 말로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 음악가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기가막힌 악기 연주 실력으로, 소설가는 밤낮을 고민하며 생각을 글로 써내려 간다. 시인은 세상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간결한 단어들로 표현다.


나의 사진은 나의 생각을 담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내가 되고픈 사진사의 정의는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아름다운 방법으로 다른이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내가 포트폴리오 리뷰에서 확인받고 싶은 부분은 딱 하나였다. 

이런 나의 생각이 맞는 것일까?  책상 반대편에 앉아 있는 reviewer들도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그저 나만의 좁은 우물인 걸까? 내가 맞다고 생각하면 그만인 것을 궂이 누군가에게 확인을 받는 다는게 한편으로는 한심했지만, 지금은 한심한 짓을 해서라도 마음의 평안을 얻고 싶었다.




4시간 정도가 조금 넘게 걸린 Portfolio Review에서 돌아오는 길은 눈이 더 많이 내렸던 것 같다. 길은 미끄러웠고 하늘은 어둑어둑해서 운전하기가 더 힘들었었다. 리뷰를 하는 동안 확인 하지 못했던 카톡에는 와이프가 가까운 친구 집으로 가있으니 거기로 오라는 내용이 5통의 문자로 나뉘어서 왔었다.


눈때문에 도로는 막히고 차들은 클락션을 울려댔다. 영어가 완벽하지 않았기에 녹음을 했던 리뷰어와의 대화를 들으며, 악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아 대고 있었다.  


리뷰어들은 크게 두가지 타입으로 나뉘었다. 

사진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사람과, 사진 속의 이야기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사람. 


그러나 두 분류이 사람들은 모두 좋은 말들로 포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글쎄...그닥..'라는 반응이였다.

나름의 의역을 들이자면, 


"너는 특별하지 않다."


마음속 깊이에서 예상되었던 대답이기도 하였기에, 당시에는 크게 가슴을 후비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거운 돌덩이로 마음을 지긋이 누르고 있었다. 

개인 적으로는 맘에 들지 않았지만, 가장 좋은 평을 들었던 사진이다.




개인적으로는 하고픈 말이 많은 사진이였지만, 그들의 반응은 매우 시큰둥 이였다.

눈보라를 헤치고 와이프가 있는 형님네 집으로 가니 시끌벅적한 티비소리와 저녁 준비가 한창인 와이프와 형님 내외가 맞이해 주었다. 나에게 맥주 한잔을 건네며, 물었다.


형:

"오늘 포트폴리오 리뷰? 인가? 거기 다녀왔다며? 어땟어?"


나: 

" 뭐 특별한 건 없었어요. 그냥 제 사진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싶었고..좋은 말도 있었고 나쁜 말도 있었어요."


형:

"그렇군. 뭐하러 그런데 가냐. 괜히 가면 기분만 구려지지... 어쨋든 눈오는데, 고생했다. 밥 먹자"



여러모로 기분이 언짢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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