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서기
'마주서기.'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어릴 때는 뭔가가 어설프다 보니까 어른들과 마주서는 것이 힘들었고,
청소년과 성인의 그 사이에 끼어 있었을 때에는 불확실한 미래와 마주서는게 두려웠던 같아요.
하지만 이리저리 피해봐도, 결국 이렇게 저렇게 이러쿵 저러쿵 마주서게 되더라구요.
어른이 되고,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까
가장 마주서기 망설여지는 건 사실 나 자신인 것 같아요.
'지금의 나'와 '솔직한 나'가 마주서는 것. 그거 꽤나 겁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마주선다는 것은 '대립한다' 가 아니라, '바로 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요.
나를 정확하게 보려면 내 앞에 똑바로 서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잖아요.
오늘 내 앞에 서 있는 내가, 구부정하고, 초라해 보이고, 탐탁치 않아도,
그래도 우리 오늘, 나 자신과 마주서기 해봐요.
그러면 그 동안 잘 몰랐던 내가 살짝 고개를 들거예요.
자! 저도 내 자신과 마주서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위로, 작가에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