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위로

나에게 속지 않기

by EVAN The Fisher

‘나에게 속지 않기.’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나는, 날 참 잘 속여요.

얼마나 잘 속이는지, 속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깜빡 속아 넘어간다니까요.

속고나면 참 힘이 들고,

나 자신에게 그렇게 실망되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번번이 속아요.


아직 아님에도 불구하고, 충분하다고 하고

이미 충분함에도 부족하다고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데도, 원하는 것이라고 하고,

내가 너무나 원하는 것인데, 아니라고 하고.

그렇게 나는 나를 속여요.


나에게 속은 나는 나조차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으로 끌려 들어가죠.

나는 불안하길 원하지 않는데,

나를 속이는 나는, 내가 불안하길 원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거 정말 나 맞나요?

나... 정말 그거 원하나요?

내가 나에게 번번이 속는 이유가 뭘까요?


아마도,

그렇게 속아왔는데도 여전히 나를 잘 모르고 있거나

‘속이는 나’와 ‘속고 있는 나’가 같은 편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내가 나에 대해서 조금만 정확하게 알고 있어도,

나에게 속아서 스스로 고통스러워하는 횟수를 많이 줄일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나에게 속지 않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 것 같아요.


먼저,

나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 봐요.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고,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아마도 속이는 나는 또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너는 너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속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나에 대해서 계속 알아야 해요.


알면 알수록 나라는 사람 괜찮다니까요.

물론 좀 별로라고 생각될 수도 있고요.

그러면 오히려 다행이죠. 좀 별로인 것을 알게 된 게 어디예요.

덜 별로인 사람으로 나아지면 되니까요.


그 다음은,

나를 인정해 줘야 해요.

세상에 나는 나 하나뿐임을,

나는 세상 누구와도 같지 않음을,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한계가 있음을,

나는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있음을,

모든 것을 좋아 할 수 없고, 모든 것을 싫어할 수 없음을.

내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인정하지 않잖아요.


나에게만 속지 않아도,

내가 가진 불안의 상당수가 나의 불안이 아님을 깨닫게 될 거예요.

세상에서 우리는 속을 만큼 속았잖아요.


이제 나에게 속는 건.

그만.

그만 될 때까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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