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진한 사람
‘깊고 진한 사람.’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모두가 멋지게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어요.
모든 사람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 같았어요.
저만 제 자리에서 동동거리는 것 같았죠.
별거 아닌 문턱 하나 넘지 못해서,
한 자리에서 내내 허덕이는 내 모습 때문에 항상 불안에 시달렸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리 높지 않은 문턱 하나를 겨우겨우 넘어서게 되었어요.
넘어선 문턱 위에 걸터앉아 잠시 숨을 고르다가
제가 있던 자리를 뒤돌아보았는데...
아... 그 자리가 참 진하고 깊네요.
동동거리고, 허덕이기만 하는 자리였는데,
참 진하고 깊어져 있네요.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고,
미래로 달려가는 사람이 있지만,
그 자리에서 깊어지는 사람이 있어요.
한 자리에서 진해지는 사람이 있어요.
속도도 중요하고,
방향도 중요해요.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진하고 깊은 것.
진짜라고 불리는 것.
그렇게 되려면 한 자리에 진하고 깊게 서 있는,
그런 사람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불안이 삶의 에너지로 변한,
그런 사람.
-오늘의 위로. Copyright ⓒ 작가에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