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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녀의 서재 Aug 19. 2020

마음이 바쁜 아이.

"자! 알아들었지? 다시 얘기해봐!"

"뛰어다니지 않기. 인사 잘 하기. 소리지르지 않기..."

"더 큰소리로 또박또박 말해봐!"

"어다니지 않기. 사 잘 하기. 리지르지 않기..."

점점 커지는 그녀의 목소리에 비해 점점 작아지는 아이의 목소리가 못마땅하다.

하지만 작아지는 목소리만큼이나 작게 움크리는 아이가 안쓰러워 보였다.

"많이 힘들지? 엄마한테 만날 혼나야하고 잔소리 듣고. 그래 너도 많이 힘들겠다.

 그래도 이게 다 네가 잘 자리기 바라는 엄마 마음에서 하는거야.

 괜찮지? 잘 할 수 있지? 어때?"



"엄마. 나 마음이 바빠."

"뭐? 마음이 아파?"

"아니. 바쁘다구..."


순간의 정적.

그녀는 머리가 멍해짐을 느꼈다.

"왜? 왜 바빠?"

아이는 그녀의 눈을 힐끔보고 다시 고개를 떨군다. 그리고 작지만 또박또박하게 얘기를 했다.

"엄마가 하지 말라는 거 생각해야하니까... 마음이 바빠..."

다시 작아지는 아이의 목소리. 하지만 그말이 그녀의 귀에는 천둥소리만큼 크게 들렸다.

"아... 그렇구나."


"엄마. 오늘 엄마도 마음이 바빠?"

"응? 어. 맞아. 엄마도 마음이 바빴어. 쓸데없이...

  여기 눈앞에 보물 지킬 시간에 아무짝에 쓸데없는 생각으로 마음이 많이 바빴어... "


"엄마한테 알려줘서 고마워. 사랑해. 내 보물."



어른도 이렇게 아이에게 배운다.

아이에게서 가르침을 받는다.

그녀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그녀의 마음을 아이가 정확하게 읽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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