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하늘이 높아지는 달

by 마디


9월이 되었다. 올해의 3분의 2가 지났다. 새로운 3분의 1이 시작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주부터는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이번에 다니게 된 곳도 서점이지만 작년부터 1년간 다녔던 그곳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다. 매장이 훨씬 넓고, 의사소통 방식이 친절하며, 손님에게 자신의 기분대로 응대하지 않는다. 손님에게도 동료에게도 친절하고 유한 말투를 사용한다. 공간이 훨씬 넓은 만큼 업무의 강도가 센 편이다. 보유하고 있는 책의 권수가 많으니 관리할 부분도 많고, 매일 입고되는 책의 양도 훨씬 많다. 일하는 시간은 이전 서점보다 두 시간 적지만, 매일 집에 와서 확인하는 만보기의 걸음 수는 더 많다. 그만큼 다리와 허리와 팔이 아프다. 그럼에도 친절하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힘듦이 조금씩 상쇄된 채로 퇴근한다. 나의 내적 동기는 결국 원만한 인간관계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일이든, 서로를 인정해 주는 집단에 들어가면 할 수 있게 된다. 잘 맞는 집단의 중요성을 깨닫는 요즘이다.



9월엔 내내 이곳에 출근할 것이고,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계속할 것이다. 그 이외에는 S와 함께 약속해 둔 소극장 공연을 보러 갈 것이고,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보는 초등학교 친구를 만나러 갈 것이고, J와 J의 어머니와 함께 오랑주리-오르세미술관 전시회를 보러 갈 것이다. (J의 어머니와 나는 취향이 비슷해서 J를 만날 때마다 그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전하곤 한다) 그 약속들이 하나둘씩 기다림의 설렘에서 추억으로 바뀔 때쯤이면 날씨도 조금 더 선선해져 있을 것이다. 새로운 9월이 익숙한 9월이 되고, 익숙한 날씨가 새로운 날씨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옷장에서는 오랜만에 만나는 긴 소매의 옷을 꺼내 입을 것이다. 9월은 그렇게 느린 듯 빠르게 작별 인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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