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를 쓰는 것의 이점
약 한 달 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게 된 책에서 모닝페이지라는 걸 알게 되었다. 모닝페이지란 ‘줄리아 카메론’의 저서 <아티스트 웨이>에서 소개된 글쓰기 명상인데,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떠오르는 것들을 의식의 흐름대로 종이에 적는 것이다. 특별한 생각이 아니어도 좋다. 그냥 생각나는 모든 것들을 쏟아내듯 적으면 된다. 일과를 시작하기 전 내 글을 쓰면 하루가 바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홀려 그다음 날 아침부터 꾸준히 모닝페이지를 쓰게 됐다.
그날 읽은 책은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었고, 그중 한 챕터에서 모닝페이지를 소개했다. 읽자마자 흥미가 생겨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원 저자가 제시한 모닝페이지를 쓰는 방식은 A4용지 3장 분량에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것이라고 한다. 처음 쓰던 날 빈 공책을 찾다가 A5 노트를 개시해 버린 탓에, 작더라도 일단 시작한 걸 끝내 보기로 했다. 모닝페이지에 마음이 끌렸던 이유는 바로 작고 꾸준한 성취를 자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꾸준히 쓰는 습관을 통해 나에게 성취감을 자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처음에는 A5 크기 종이 3장을 채우기도 쉽지 않았다. 생각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어떤 날엔 종이가 두 장이나 남아있었고, 쓸 게 없다, 졸리다, 언제 다 쓰지 이런 말을 쓰며 생각을 쥐어짜는 날도 있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공책은 몇 페이지 남지 않은 채로 너덜너덜해졌다. 두 자루의 볼펜을 다 썼다. 볼펜이 점점 나오지 않을 때, 제멋대로 펼쳐지려고 힘쓰는 공책을 볼 때 스스로의 약속을 이만큼이나 지켰구나 싶은 성취감을 느낀다.
그때 왜 모닝페이지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것을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하루가 막막하게 느껴졌다. 너무나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멀고도 길게만 느껴졌다. 시간을 스스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란 쉽지 않았다. 그동안 일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 여행, 약속 같은 게 생기면 그걸 우선시하게 되고, 정작 하려던 일들의 순서는 밀리게 되었다. 점점 성취감은 저 뒤로 멀어지고 마음 한켠에 자리 잡았던 불안감은 입지를 넓혀갔다. 여러 하루 동안 아무런 통제가 없고, 아무런 성취가 없으니 어떤 것도 즐기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와중 알게 된 모닝페이지는 한 줄기 희망 같았다. 하루의 시작부터 성취하는 기분을 가질 수 있다니. 성취를 느끼고 시작하는 하루가 궁금했다.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떠오르는 생각을 적었다. 주로 어제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느꼈던 감정을 적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엉켜있던 생각들이 쓰는 과정을 거치며 마음과 머리에 보기 좋게 정리되었다. 일어난 일, 내가 느꼈던 감정, 그 사람과 했던 대화 등이 적히고 그걸 눈으로 보는 과정을 통해서 말이다. 이걸 하고 나면 다시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여유가 생긴다.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외면하고 싶은 감정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매일 우연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적고 눈으로 보고 정리해 보면 생각보다 내가 겪은 일이 별 게 아니었구나 싶다. 너무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그냥 그랬구나, 내가 그렇구나 하고 인정하게 된다.
모닝페이지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쓰던 일기와는 또 다른 성격을 가진 것 같다. 일기가 오늘 있었던 일을 정리하게 해 준다면, 모닝페이지는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생각보다 별거 아니야. 오늘도 잘할 수 있어. 그냥 해보자.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찬다. 기왕 사는 거 좋은 생각을 더 많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