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년째가 되어있는 것들
10여 년 전쯤의 어떤 것들이 자꾸만 생각난다. 그때는 이유를 모르고 좋아했던 것들이 이젠 왜인지 알겠는 좋음으로 다시 찾아온다.
•
때론 너무 좋으면 눈을 감게 된다.
•
10년 전 주토피아를 보러 갔던 친구와 함께 주토피아 2를 봤다. 10년 전에는 살던 곳에서 유일했던 영화관에 갔었고, 오늘은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대가 있는 영화관을 골라서 갔다. 10년 전에는 별거 아닌 것들로 자주 배꼽 빠지게 웃었었고, 오늘은 별거 아닌 걸로 배꼽 빠지게 웃은 게 오랜만이었다. 10년이 지나도 어떤 것은 변하지 않았음에 기쁘고 감사하다.
•
10년에 한 번 이라는 건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고작 몇 번의 10년이 지나면 내 머리도, 눈썹도 하얘지겠지. 모두가 살면서 단 한 번씩 어리고, 단 한 번씩 젊고, 또 단 한 번씩만 늙는다. 문득 그런 게 삶이고,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짧다는 것이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
•
내년에도 어김없이 어떤 것의 10년째가 올 것이다. 10년 전과는 다른, 뭔가 새로운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익숙할 수도 있다. 새로움에 성장했음을 느끼고, 익숙함에 여전한 것이 있어 감사함을 느끼게 될까? 어쩌면 지금은 전혀 알 수 없는 생경한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저 너머에는 언제나 새롭고, 어렵고, 가치 있는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거겠지. 또다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