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서리꾼의 최후

ㅡ그날밤의 닭서리 속편

by 박하



영수 아버지가 바작대기를 들고 닭장 앞으로 비호 같이 달려왔다. 오자마자 봉우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두들기기 시작했다.

퍽! 퍽! 퍽!
ㅡ아이구! 살려주이소!
아이구!

인정사정 없는 뭉둥이찜질에 봉우는 비명을 지르며 애원을 했다.
아이구~ 영수아부지,
영수아부지, 죽을죄를 졌습니다.

그제서야 영수아버지도 퍼뜩 정신을 차렸다.
네가 누고? 우리 영수 친구라꼬?
ㅡ예에~ 아부지,
영수 친구 봉우입니더~
엉~엉

봉우는 그때까지도 닭장 구멍에 머리통을 쳐박고 있었던 것이다.
영수아버지는 서둘러 봉우의 머리부터 꺼내주었다. 봉우와 그의 일당들은 어느새 줄행랑을 쳐버렸다.
야, 봉우 이놈아,
대체 우찌된 일이냐, 자초지종을 말해 보거라
봉우는 울먹이며 음모의 내용을 술술 다 불고 말았다.
어느새 처마 아래 백열등이 환하게 켜졌고, 집안식구들도 우루루 다 나와 있었다.

봉우 이 녀석아,
네 혼자 소행이 아닌 줄 알고 있다. 당장 가서 네 친구들을 다 데리고 오너라. 만약 그렇지 않을 시는 내일 네 아버지한테 이를테니.

봉우는 오리궁둥이 걸음으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잠시 뒤에 공모한 녀석들이 줄줄이 들어왔다.
안방에 무릎을 꿇은 채로 잘못을 빌었다. 놀라운 점은 영수도 그 중 한 명이라는 점이었다. 차마 직접 나서지는 못하고 골목에서 망을 봐 주었던 것었다.

그날 밤, 영수아버지의 특별 사면이 있었다. 자정이 다 되어갈 무렾, 닭서리에 나섰던 녀석들 모두 닭백숙을 맛있게 먹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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