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 받는 노인
문득 깨닫다 / 허전
卽事 /許傳 어울려 피는 꽃 : 검색
설날 세배하러 오는 이들,
그들 중 절반이 수염도 눈썹도 희끗하네
내 나이 먹은 건 생각도 못한 채,
아이들 벌써 저리
늙었나, 화들짝 놀랐네
歲時來拜人 세시래배인
半是鬚眉皓 반시수미호
不知已年高 부지이년고
還驚少年老 환경소년노
설날, 어느 노인이 세배 하러 온 이들을 보고 화들짝 놀라는 정경이다.
소년들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어느새 늙은이로 변하다니......
언제나 마음은 청춘이라 그랬던가? 세배 온 사람들이 낯이 익다. 자세히 보니, 동네 소년들인데 어느새 수염도 눈썹도 희끗하게 변해 깜짝 놀라는 노인. 정작 자신은 호호할배로 변한 줄을 깜박 잊었던 것이다.
그 이유가 뭘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화자話者인 주인공에 대해, 두 가지 경우를 상상할 수 있겠다. 영원한 현역처럼 아주 열심히 살았거나, 아니면 살짝 치매가 왔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작자는 90세까지 장수한 걸로 보아 말년에는 필시 정신이 오락가락했을 것 같다.
설연휴에는 오랜 만에 사촌, 조카, 손자들 등등 친인척들, 또 고향 사람들도 만난다. 그들의 변화를 보며 내 자신이 얼마나 밀려(?) 났는지, 새삼 실감할 것이다.
설날 연휴는 자신을 비쳐보는 또 하나의 거울인 셈이다.
ㅡ박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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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許傳(1797~1886)
시호는 文憲. 호는 性齋 성리학자.
1850년(철종 1)에 교리· 경연시독관
(經筵侍讀官)· 춘추관 기사관을 역임하였다. 이로부터 경연에 참여, 국왕에게 유교경전을 해설하는 중임을 맡게 되었다. 1855년에 당상관이 되어 우부승지, 병조참의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