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한시 절절 漢시 #11
동백/정범조
冬栢/ 丁範祖
남녘의 푸른 나무,
눈과 서리에도 정정하네
뿌리 덩굴은 왕성하게 서려있고,
꽃은 화성의 별빛을 뺏은 듯이 붉네
처음 본 나그네, 눈이 휘둥그레지고
타향이라 금새 가슴이 저려오네.
저 꽃 한 뿌리만 얻어갈 수 있다면,
돌아갈 때 보배 같이 챙겨 가련만.....
南國冬靑樹남국동청수
亭亭傲雪霜정정오설상
根蟠炎徼旺근반염요왕
花奪火星光화탈화성광
滿眼驚初客만안경초객
傷情在異鄕상정재이향
一根如可得일근여가득
珍重載歸裝진중재귀장
어느 겨울, 한양의 한 선비가 전라도(압해도) 한 섬에 왔다. 처음 본 동백꽃에 속절없이 반해 버렸다. 추운 날씨에도 윤기나는 푸른 잎에 붉은 꽃이라니, 절대 가인의 환생을 만나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혹시 정 선비는 이런 상상을 했던 건 아닐까? 난생처음 본 동백꽃을 붉은 순정의 섬아가씨로 착각하고, 과부 보쌈하듯 채어가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ㅡ박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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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조(丁範祖 1723 ~1801). 조선 후기 문신. 본관은 羅州. 자는 法世, 호는 海左. 세거지는 원주, 시율과 문장에 뛰어나 문집으로 ≪해좌집≫ 이 있다. 시호는 문헌(文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