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지 않는 것과의 이별

5년 차 집, 새 바람을 맞이하다.

by 꿈꾸는왕해

요새 우리 집은 리모델링 바람이 불었다.

이 집에서는 5년 정도 살았는데 한집에 오래 사니까 하나씩 눈에 들어오는 아쉬움이 생겼다.

남편은 짐을 맡기고 전체 리모델링을 하자고 했다.

그런데, 내 생각에 너무 큰 비용이 들어가니 반대를 했고, 이사를 안 갈 거면 샷시만 교체하기로 했다.


교체 날짜를 잡고, 우선적으로 할 일은 방치된 짐을 치우기였다.

여태는 2-3년 주기로 이사를 해서 짐이 이 정도는 쌓이지 않았는데, 이 집에 살면서 소득도 늘고 물건도 늘어났다. 그래서 전에 쓰던 물건보다 더 좋은 것을 사고 싶고 계속 그렇게 조금씩 더 업그레이드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또 주기적으로 누군가를 초대하면 깔끔한 집을 보여주기 위해서 더 관리하고 치울 텐데 우리는 손님도 자주 안 와서 그냥 우리 편한 대로 살았다.

나는 정리정돈을 유독 못하고 맥시멀리스트라

이 부분이 늘 고민이었다.

가끔 친정에서 놀러 오시면 우리 집이 평수에 비해 짐이 많아서 작아 보인다고 했으니 말 다했다.

정리정돈을 못한다 해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번에는 꼭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다 쓰기에 문제가 없는 멀쩡한 물건들이라 뭘 버리지? 하고 고심하다가 몇 년간 안 쓰고 언젠가 써야 했던 것들을 다 버렸다.

언젠가 써야지 하고 방치된 것들은, 결국 쓸 일이 없었다

그것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정리하다 보니 버리기 아까운 이유는 샀을 때 가격이 생각나서였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니 소비할 때, 돈은 이미 지불한 거라 이 물건을 버릴지 말지만 정하면 되는 것이었다.


눈에 들어오는 큰 물건들을 정리했다.

남편이 수납한다고 매번 스피드랙만 사서 이불도 스피드랙에 보관하고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스피드랙도 정리해서 너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는 짐이라는 것은 어디 안에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내 짐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건 내 치부 같았다.


화분 같은 것들은 갈수록 관리가 안되어 드림을 하기로 했고, 언젠가 써야지 하고 넣어둔 커튼은 다 버렸다.

정리할까? 말까? 의 기준은 1-2년간 안 쓴 것들은 과감히 버렸다.


미니멀라이프로 유명한 일본 곤도마리에의 말을 떠올리며 정리했다. '이 물건에 대해 더 이상 설레지 않으면 정리하라' 나는 그 말을 떠올리며 열심히 버렸다.

발마사지기, 손마사지기, 아이 아기일 때 샀던 난방텐트, 오래된 선들, 컴퓨터 부품, 안 입는 옷과 이불들


그리고, 처음에 리모델링 바람이 불었다고 썼듯이 ,

다른 물건들도 새로운 것들로 교체할 것이다.

지금도 버림과 동시에 새로 살 것으로 들 생각하고 있다.


더 이상 설레지 않고 쓸만해서 썼던 물건들을 다 정리하려고 한다.

그중에 하나는 침대다. 내 타입에 안 맞는 침대는 너무 딱딱해서 매일 침대랑 싸우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 잠이 편할 리가 없다.

시몬스로 갈아탈 생각이다.

남편처럼 3천만 원짜리 침대는 못 사도 나에게 맞는 타입의 푹신한 침대를 갖고 싶다.


그리고 높이 조절 안 되는 책상을 버리기로 했다.

조절이 안되니까 의자랑 높이가 안 맞아서 책상에만 앉으면 통증이 생기네 라는 불편함을 줬다.

이런 쓰면서 불편하게 기억된 것들을 바꿀 생각이다.

꽤 목돈이 들어가는 일이지만,

이런 소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버릴 건 버리고, 필요한 것들은 새로 장만하기

지난 소비에 대한 아쉬움을 지금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기대가 되고 치우면서도 신이 난다.


올해, 13년 만에 냉장고를 바꾸고 샷시도 바꾸고

침대도 바꾸고 전체 리모델링은 아니더라도

나는 충분히 만족하는 아이템들을 교체한다.

너무 감사하다.


정체된 물건을 버리고 새 기운을 받아서 더 잘 살 거다.

그러다 또 잘 쓰고 보내줄 거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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