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고쳐나가기.
지금 사는 집은 이사 온 지 5년이 지났다.
5년의 세월을 이 집과 함께 했다.
결혼을 하고 이렇게 한 집에서 오래 살아 본 적은 처음이다.
신혼집도 2년 만에 이사를 했고, 처음 새집을 가졌을 때도 3년쯤 지나 사는 곳을 옮겼다.
터전을 잡았다는 것을 이곳에 이사 오고 느꼈다.
요 몇 년 동안은 아이가 중학교 가기 전에 서울로 이사를 가야 하나, 잠깐 고민했지만, 불안해서 움직이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중에 더 마음이 편한 삶을 살기로 했다
우리는 이사를 가지 않고 이곳에 사는 대신에 샷시를 바꾸기로 했다.
원래 남편의 바람은 전체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돈이, 어마어마하더라.
갈수록 인테리어 비용이 비싸지는 것 같다.
전엔 평당 천만 원도 비싸다 생각했는데, 요샌 2배도 넘을 때도 있더라.
이 돈을 주고는 인테리어를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경기도 아파트라, 집값이 그렇게 비싸지 않은데 46평이라....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실리적인 걸 좋아하는 우리는 살면서 그때그때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기로 했는데 그 처음이 샷시다.
원래 중간중간 가전이나 가구들은 바꾸고 있었는데 천 단위 돈이 들어간 것은 샷시가 처음인 것 같다.
샷시에 적힌 날짜를 보니까 2002년에 제작된 것이었다.
20년이 넘었다고? 놀랄 일이다.
당시엔 걸쇠정도로만 닫을 수 있는 게 최선이었는지 디자인이 그래서, 베란다를 열고 닫고 할 때 매일 불편했는데
이번에 교체하고 나면 편리해질 것 같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딸내미도 여름마다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를 러브버그를 더 무서워할 것 같고,
단열도 잘 된다니 기대가 된다.
다만, 살면서 샷시를 바꾸려니까 번거로운 것들이 너무 많다.
일단 베란다에 쌓아놓은 짐을 치우기가 너무 힘들다.
앞으로 2주가 남았는데 스케줄 없는 날은 틈틈이 정리를 해서 정말 많이 버리고 있다.
힘들지만 잘 해내봐야겠다.
소비의 기록에 창호를 바꾼다고 말하는 것은 좀 낯선 기록인가 생각되기도 했다.
그런데 제목처럼 '내 소비의 기록'이고 명품만 사야 기록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나의 모든 소비는 소중하고 요새는 과시를 위한 물건을 사는 것보다 매일 사용하는 것에 투자를 하는 게 더 큰 만족도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았다.
가족들 모두 아침에 일어나 바깥에서 열심히 일과를 보내고 돌아 온 집,
그 집이 늘 편안하고 정갈한 느낌으로 정리되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매일 돌아오고 싶은 집이 될 것 같다.
아직 교체까지는 완료가 안되어 기대감으로 써보는 내 소비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