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선물은 없잖아요?

실리주의자의 선물 고르기

by 꿈꾸는왕해

주변 사람들의 축하할 일에 선물을 살 때면,

나는 늘 고민에 빠진다.

가성비를 따져야 할까, 아니면 받는 사람이 기뻐할 선물을 고를까 이런 고민을 한다.

평소에 나는 실리주의자라 무조건 쌔거만 고집하지도 않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편인데

이건 내가 쓸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서 더 신중하게 생각한다.


오늘 집들이에 갈 일이 있어 선물을 사러 러쉬 매장을 찾았다. 원래도 좋아하던 브랜드라 집에 몇 년째 쟁여둔 제품들이 많다. 브랜드를 잘 알고 있으니, 언제 구매하면 가장 싼데 라는 정보도 알고 있다.

러쉬는 1년에 한 번 ‘프레쉬 세일’ 기간에 제품을 반값에판매한다. 평소에는 잘 쓰는 제품들을 세일할 때 왕창 사서 쟁여놓고 쓴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쓸게 아니라 선물을 사러 갔기 때문에 가격이 약간 비싸도 구매를 해야 한다.

마음 한편에선 비싸게 사는 것 같아서 너무 아쉬운데, 원래 이게 정가니까 필요한 소비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배쓰밤과 입욕제를 가족과 함께 고르면서 새 제품 테스터도 해보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몇 가지 입욕제를 구매를 한 뒤 선물 포장을 부탁드렸다.

러시제품은 가격이 좀 나가서 몇 가지 골라도 7-8만 원이다 거기에 포장비용이 또 따로 든다.

박스포장 4천 원 이상, 낫랩 서비스에만도 15,000원 정도의 비용이 붙는다고 했다.

다행히 나는 러시어스 멤버십이 있어서 그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선물 외에도 포장비용까지 하면 +2만 원의 가격이 붙는다.

원래 집들이선물 예상비용에서 좀 올라간 상태인데 포장 비용까지 드니까 또 계산적인 면모가 나타났다.

그렇지만, 이내 곧 선물은 자주 하는 게 아니니까 예쁘게 주고 싶은 마음이 이겼다.

막상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받아보니 괜한 고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본 남편은 말했다.
“어차피 선물로 주는 거잖아. 아까워하지 말고, 가격이 좀 넘더라도 기꺼이 줘.”라고 말이다.

마음이 큰 남편은 항상 이런 상황에서 나에게 깨달음을 준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나는 완전히 초연한 마음을 갖진 못한다. 매번 섬세하게 고민하고, 서로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합리적인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성격의 차이일까? 욕심의 차이일까? 생각해 본다.

주는 기쁨에 대해서 완전히 즐기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타인에게 꽃을 선물할 때만큼은 그렇지 않다.

받는 사람의 반응보다, 그 꽃을 고르고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건네는 과정이 더 즐겁다.
그래서 오늘은 생각한다.

가격을 고민하는 것은 오차범위를 정해두고, 선물을 고를 때도 이게 합리적인 건가? 보다는

준비하는 과정을 더 기쁘게 생각하고 준비한다면 어떨까 싶다.


그렇지만,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다음번에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국 딱 합리적인 선에서 사겠지라고 예상한다.

쩨쩨하지만 뭐 어쩌겠어, 그게 난데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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