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매장의 VIP가 아니어도 괜찮아

명품 매장의 VIP, 그 달콤함의 무게

by 꿈꾸는왕해

오늘은 브랜드의 VIP대우를 받았을 때 경험을 적어본다


먼저, 나는 여러 브랜드를 구매하지 않았다.

또,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 둘 제품을 모아갔다.

많이 사지 않았는데 어떻게 VIP가 되었을까?

그 이유는 오랫동안 한 브랜드를 좋아했다.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보테가 베네타'이다.

추구미는 디올이지만, 레이디백의 경우는 매일 들기는 어려워서 경조사용 가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나의 라이프스타일의 걸맞은 브랜드를 찾다가 알게 된 브랜드가 보테가 베네타였다.


첫 시작은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보테가베네타의 로마백을 만나고 나서부터였다. 이 가방은 나에게 완벽했다.

가벼운 무게의 콤팩트함과 진한 딥 블루 컬러의 컬러까지 아주 특별했다.

캐주얼에도 원피스에도 잘 어울려 한동안 잘 들었다.

지금은 로마백보다 더 좋아하는 가방 ‘안디아모 백'이 생겨서 일 년에 한두 번만 들지만, 여전히 내 첫사랑이다.


그 이후로 아울렛 갈 때마다 보테가베네타를 들렀다.

여유가 생기면 백화점에서도 구매를 하고 그렇게 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 내 가방장에는 보테가 베네타 제품이 8할 이상을 차지한다.


이 브랜드는 꾸밈없이 고급스럽다. 그래서 더 좋았다

매일 들어도 과하지 않고 편안하다.

로고는 없는데, 인트레치아토라는 특유의 짜임으로 브랜드를 알 수 있다. 나는 그 점이 좋았다.

은은하게 드러내는 품격 같았다.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설명은 이 정도로 충분할까?

그 뒤로 어떻게 VIP대우를 받았는지 써보겠다.


몇 해 전 백화점에서 안디아모라는 가방을 구매한 뒤 친한 셀러가 생겼다.

우리 부부가 보테가베네타를 오래 좋아했다고 하니까 관심 있게 봐주셨다. 진짜 마니아가 맞는지 아울렛이랑 백화점 구매 내역을 확인해 보셨던 것 같다.

또 가방을 구매하면서 썼던 내 블로그 후기들을 보셔서 오랫동안 이 브랜드를 좋아한 걸 확인하신 것 같다.

그 이후로 이것저것 챙겨주기 시작하셨다.

지나가다 눈 마주치면 음료라도 꼭 챙겨주시고 행사가 있을 때마다 챙겨주셨다.

예쁜 하트모양의 한정판 밸런타인데이 초콜릿도 선물 받았다.


기억에 남는 일은 ‘보테가베네타 프라이빗 vip 행사’에 초청해 주셨을 때다.

설레는 마음으로 행사에 가보니까 각 매장의 vip고객들만 모여 있었다. 나도 그들 중 하나라니, 한 브랜드를 좋아해서 그 매장을 대표하는 고객이 되었다는 게 놀라웠다.


행사장엔 색다른 컬러와 자투리 원단으로 만들어진 아트백 전시와 함께, 인트레치아토로 유명한 브랜드답게 새로운 소재들을 활용해서 짜임을 만들었다

유명인의 강의도 들으면서 색다른 자극을 받았다.


문득, 나와 같은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옷부터 가방 신발 그리고 소품들까지 그들의 패션을 살펴봤다. 단지 가방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그들의 삶에 보테가 베네타가 있었다.

화려하게 꾸미고 오지 않았지만 편안한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여러모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VIP행사였다.


그런데 이 행사를 끝으로 우리는 더 이상 vip행사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왜냐면 매장에서 계속 뭔가를 권유하는 게 부담이 되었고, 그 부담은 보답을 해야겠다는 불편함이 되었다.

챙겨줘서 고마운 마음에 작은 소품이나 지갑이라도 구매했는데, 어쩔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매장을 방문했다가 가방을 덜컥 사기도 했다.

그들은 나에게 5만 원을 썼는데 나는 500만 원의 돈을 쓰는 것이다.

이 소비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필요에 의해서 사는 게 아니라, 살 여력이 되고 보답을 해야겠다는 심리 때문에 구매하는 것이다.

내가 주도하는 소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관계성을 이해를 못 할 수도 있다.

셀러와 고객의 관계지만, 우리는 사람대 사람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더 마음을 썼던 것 같다.

그런데 행사에 다녀온 후에 즐거움 보다 부담이 더 커져 결심한다.


이제는 VIP 대우를 내려놓기로 말이다.

셀러님께도 정중하게 말씀드렸다.

'우리가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마음만 알아주세요. 그 외에 부담스러운 상황은 거절하겠습니다'라고 말이다.

물론, 다 해봐서 할 수 있는 결정이기도 하다.


얼마 후 친했던 셀러가 사정이 생겨 그만두었다.

예전이었다면 또 매장에 방문을 해야 하니까,

새로 온 직원과의 친목을 쌓으려는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만하려고 한다.


한 브랜드의 VIP가 되려면 그 브랜드를 좋아해야 하고, 이름에 걸맞은 소비를 해야 한다.
또 셀러와의 유대 관계도 유지해야 한다.

그 과정을 몇 년간 반복하다가 깨달았다.
불필요한 소모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그래서 이제는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VIP라는 달콤한 대우를 내려놓은 지금,

비로소 나는 자유를 느낀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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