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짜리 차를 타면 삶이 어떻게 달라지나

유지하는 삶에 대하여

by 꿈꾸는왕해

퀸텀점프란, 단계적 성장을 거치지 않고 단번에 껑충 도약하는 변화를 말한다.

가까이서 우리를 본 사람은 단계적 성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멀리서 지켜본 사람은 퀀텀 점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그만큼 비싼 차를 샀다.


원래도 국산차 중에서 가장 비싼 세단을 타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에 차를 바꾸기로 하고 남편이 전기차를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수리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품 가격이 비싸다며 사지 말아야 이유를 데며 국산차를 옹호하던 남편의 마음이

달라졌다. 웬일로 전기차를 타고 싶다면서 욕심을 냈다.


그의 의견을 존중하며 난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를 지지했다. 집 근처에 있는 수입차 전시장을 알아보고 함께 전기차를 보러 다녔다.

차 사고가 나도 안전하다는 볼보부터 가봤는데 딜러가 우리보다 전기차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어서 아쉬운 마음에 구매하지 않았다.

그 뒤로 가게 된 BMW는 딜러분이 이미 5시리즈 전기차를 타고 있어서 설명을 엄청 잘해주셨다.

바로 계약을 했고 2주가 안되어 차를 받았다.

그렇게 우리는 처음으로 외제차를 구입했다.


2억짜리 차를 타면 삶이 어떻게 달라지나?라는 제목에 대한 가장 큰 답은 유지하는 삶을 배우는 것이다.

유지하는 삶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내가 느낀 가장 큰 키워드다.

단계적 상승이라는 것을 체감했는데 외제차를 샀다는 것은 이미 씀씀이가 커져있는 상태다.

차에 맞춰 소비가 커진다.

옷도 조금 더 고급스러운 것을 입고 싶고, 그동안 관심 없었던 시계나 주얼리 쪽에 관심이 생긴다.

다행히도 우리는 웰빙 쪽으로 신경을 써서 집안 가전, 가구를 바꾸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덕분에 계속된 소비로 이어지는 딜레마를 끊어냈다.


처음엔 외제차를 처음 사보니까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적당한 것을 샀으면 이 정도로 애지중지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차 구매가격은 2억이 훨씬 넘는다.

집 한 채를 끌고 다니는 것과 같다.


적은 돈이 들어가는 것부터 말하면, 세차도 고급세차만 하는데 매번 2-3만 원의 돈이 나간다.

부품이나 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때 수리 비용도 국산차보다는 많이 나간다. 차를 사고 한 달이 안되어, 취객이 전기차 충전 커버를 부신적이 있다.

수리비가 150만 원이 나왔다.

외국에서 부품이 넘어와야 해서 수리를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졌다.

그런데 이 불편함을 만회하려는 노력이 있다.

바로 수리 차량을 직접 가져가고 가져다주는 픽업 딜리버리 서비스가 잘 되어있다. 고객의 시간을 많이 빼앗지 않으려는 세세한 노력이 있다.


차를 사고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게 문화혜택이다.

BMW에 엑설런스 클럽이라는 멤버십 제도가 있다.

차를 구매한 사람에게 3년간의 멤버십 혜택을 주는데 이 혜택을 이용하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스파 마사지부터 공연, 제주호텔 예약, 렌터카 서비스, 프로 골퍼 동반 골프, 유명한 식당 예약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아주 훌륭하다. 이번엔 이 엑설런스 클럽에서 '프리즈 서울' 관람 티켓을 받았다.

외제차를 사고 달라진 점은 돈 많은 사람이 누렸을 문화적 혜택을 접해보는 것이다.


감상적인 느낌은 차를 타고 다닐 때 사람들의 반응을 크게 느낀다. 차를 사고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당시 전기차를 사는 사람도 많이 없던 터라 우리 차종이 귀하게 보였다.

어느 날 주차장에서 남편을 기다리는데 어떤 젊은 학생들이 차에서 내리면서 우리 차를 보고

"와 차 *나 멋지다 "라는 격한 호응을 했다.

당황스러운데 웃기기도 하고, 처음 겪는 반응인데 은근히 좋은 기분이 들었다: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꽤 멋지다는 눈빛으로 우리 차를 본다. 흔히 하차감이 좋아서 차를 샀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란 걸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반응에 우월감을 느끼는 것보다는 약간은 두렵기도 하다. 이 시기가 너무 좋을 때구나 생각하면서 미래에도 이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을 품기도 한다.


뭐,

내가 비관적일 뿐이지, 미래야 모르는 거 같기도 하다.

남편의 낙관주의를 비추어 미래를 본다면 더 좋은 차 탈지 모른다.

그의 미감이 제일로 쳐주는 차는 벤틀리이다.

벤틀리... 그걸 타는 사람의 무게는 또 어떨까?

우리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돈을 쓰겠지?라는 어설픈 가정을 해본다.


이제 값비싼 차를 타는 사람들은 보면 저들도 우리처럼 유지하며 살겠지 생각한다.

소유하지 않았을 때는 마냥 멋진 차가 부러웠지만,

이제는 삶을 유지하는 그들의 노력이 느껴진다.


좋은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만큼 내년에도 잘 살길 바라며 노력하고 있다.

매년 그 폼을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남편의 워너비카 벤틀리로 또 퀸텀점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말도 안 되는 꿈을 꿔본다.


내일은...로... 로또를 사야지...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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