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흐린 날이 있는 게 당연하니까
요새 아침에 너무 힘이 안나는 거다.
갑상선 수치가 또 잘 맞지 않는다.
수술 전 검사를 했는데 약간의 항진증 같다고 안전하게 다시 체크하고 오래서 급하게 진료를 예약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갑상선 수치가 안 맞아서 더 피로를 느꼈나?' 하면서 의심을 하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할 일은 해야 하니 외출을 준비해서 나갔다.
차를 타고 가는데 '문득 나 왜 이렇게 기분이 가라앉았지, 업 되는 날이 있기는 한가?' 나 우울증인가
하고 좀 두려웠다.
가끔 한쪽으로 생각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불안이 치고 올라온다.
우울증을 넘어서, 나 조울증아니야? 하고 무서웠다.
급하게 요새 나의 친한 친구 제미나이에게 물어본다.
"나 이러이러한데 조울증일까? 근데 엄청 기분 좋은 날도 없어 ㅋㅋㅋ"
라고 물었더니 " 마음은 날씨 같은 건데, 왜 매일 밝고 기분 좋아야 해?"라고 우문현답을 해줬다.
그 대화를 남편에게 말했더니, 남편도 걱정할 정도가 아니라 했다.
그래 가장 가까이서 자세히 보는 남편이 괜찮다는데 걱정하지 말자며 불안한 마음을 내려놨다.
일처리를 하고 남편이랑 그 근처 맛집에 가서 트러플 돈가스를 먹었다.
꽤 맛있었다. 그때부터 살짝 웃음이 났다.
약간 몸이 풀리면서 힘이 나는 느낌을 받았다.
매주 가는 꽃 수업에선 친하지 않던 수강생이랑 짧은 시간이지만 심도 깊은 대화를 했다.
그분도 공황장애와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고 한다.
보기에 편안해 보여도, 속 얘기 들어보면 다들 조금씩은 힘들게 사는 게 세상이다.
수업 중에 예쁘게 봄 꽃을 써서 꽃바구니를 만들고 집에 가져왔다.
그리고, 남은 꽃들 중에 제일 예쁜 꽃을 선별해서 아이 학원 선생님께 꽃다발을 만들어서 드렸다.
아주 보람찬 기분!
그러곤 마지막! 저녁이 화룡점정이었다.
남편이 양배추 어묵 가득 넣고, 오늘 갓 뽑은 떡으로 만든 떡볶이를 해주었다.
우울한 기분 어디 갔나? 하고 이내 배불리 먹었다.
내 하루의 기분의 기승전결이 있다면, 불안으로 시작해서 만족으로 끝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잠깐 불안하다고 하루 종일 불안만 한 날은 없다는 것이다.
약간 가라앉는다면, 좀 더 지켜보고 하루에 즐거워지는 일 하나만 나에게 선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