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없는 소비를 위해 내가 해지한 것들
아이를 키우면서 쿠팡을 정말 잘 썼다.
그런데 월정액이 점점 오르면서 결국 해지하게 되었다.
지금 보니 7,890원이다.
몇 년간 써온 쿠팡 와우 서비스를 해지한 이유는
단순히 요금 인상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 소비 습관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었던 거다.
로켓배송은 정말 '와우'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편리했다. 손가락 하나로 쓱 밀면 결제가 되고 ,
다음 날 아침 현관 앞에 물건이 도착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시간 앞에 조급해진다.
쓰던 물건이 떨어지면 당장 채워야 할 것 같고,
간식도, 생필품도 부족함 없이 준비해놔야 할 것 같은 마음.
육아가 고될수록 소비로 스트레스를 푸는 일도 있었다
이런 소비 패턴은 문제가 되었다.
내가 뭘 샀는지도 모른 채 계속 돈을 쓰고 있었다.
구매하기 편리한 환경일수록,
물건 구매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없어지더라.
쓰는 행위에만 집중된 소비형태였다.
최근 1~2년은 고가의 사치품 소비였다면,
쿠팡 와우를 쓰던 시절은 ‘필요하니까’
혹은 ‘궁금하니까’라는 이유로 그냥 샀다."
시키고, 받아보고, 별로면 반품하면 되니까 말이다.
사람들이 쿠팡 와우 서비스 중에 가장 좋아했던 건 로켓배송도 있었지만 무료반품 서비스였다.
하지만 나는 반품도 잘하지 않았고 물건은 쌓여갔다.
편리함이 주는 폐해가 쌓여갔다.
그리고 기다림이라는 감각이 사라졌다.
온라인에서 무언가 구매할 때는, 기다림이라는 것도 당연히 따라오는 일인데 그 시간들이 점점 힘들어졌다.
로켓배송이 당연해지니, 다른 사이트에서 택배로 3~4일 걸리는 건 괜히 답답하게 느껴지더라.
하지만 익숙해진 거라면, 다시 시스템을 바꾸면 되는 것 아닐까?
변화를 위해 일부러 익숙함에서 벗어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난 쿠팡 와우를 해지했다.
그리고 소비가 소비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해서
1년 동안 쿠팡을 얼마나 썼는지, 기록을 남겼다.
총 638건, 약 230만 원.
금액은 예상보다 괜찮았지만, 건수가 충격이었다.
하나하나 기억조차 안 나는 소비가 650개 가까이.
스치고 지나간 물건들이었다.
쿠팡 와우서비스를 해지한 지금.
어제 또 흔들렸다.
18,900원짜리 염색약이었는데,
쿠팡 와우 가입하면 거의 공짜로 살 수 있단다.
많이 혹하더라.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달라졌다.
와우서비스를 다시 가입하면,
한 달 안에 또 얼마나 쓸까? ‘또다시 편리함에 익숙해지겠지’라는 생각에, 유혹을 떨칠 수 있었다.
이렇게 유료 서비스를 구독하면 편리하긴 하지만 가정 내 총지출은 더 늘어난다.
지금은 물건을 살 때 며칠은 고민해서 사고 배송이 오래 걸려도 기다리는 여유가 생겼다.
이 신중함이 좋다.
가끔은 고민하다 자연스럽게 안 사고 싶어질 때도 있더라.
나중에는 ‘와우 서비스’ 보다 더 편리한 쇼핑이 생길지 모른다.
새로운 소비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습관적인 소비로만 남는다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돈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고 소비도 잘하고 싶다.
잘하는 소비는 나에게 뭐가 필요한지 알고, 나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게 ‘충동 없는 소비’가 계속된다.
소비를 관리한다는 건 결국, 나를 컨트롤하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