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했는데 왜 실패했을까?

by 놀자아트



나의 단점을 알게 해준 경험


나는 미술 강사다.
최근 더 큰 곳에서 일하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 면접을 보았고, 면접을 보자마자 바로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만약 내가 더 어렸다면, 이직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아이들과 정이 깊이 들어버린 상태였고, 이별이 너무나도 힘들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나이가 들었고, 누가 봐도 '강사'보다는 '원장'으로 보이는 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 강사로서의 경력은 여전히 짧다.



그래서 나는 여러 곳의 수업을 직접 경험하고 배워야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큰 학원의 시스템과 교육 방식이 몹시도 궁금했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나만의 미술 학원을 열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를 데리고 상담받는 것과 내가 직접 가르치며 커리큘럼을 파악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다른 학원은 어떻게 수업을 구성하는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운영되는지,
잘되는 학원은 무엇이 다른지—정말 알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결국 나는 이직을 결심했고,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지난 글에도 썼듯, 학원의 운영 방식과 나의 교육 철학은 맞지 않았고
평일 아침저녁은 물론 주말까지 울려대는 카톡 알림에 지쳐 결국 그만두게 되었다.

'끝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말처럼,

퇴사 후에야 나의 행동과 부족했던 점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첫번째 : 정리를 하지 못했다.

인수인계를 이틀받았는데 하루는 원장의 말만 들었고, 그다음시간에 바로 수업을 하라고 해서

준비할 시간없이 그냥 대인원 수업을 하게됐다.

그리고 모든 연령이 섞여잇고 아이마다 수업진도가 달랐는데...

일단 인수인계과정이 너무 생략되어 있고, 그냥 던져진채로 모든걸 혼자서 수업을 해야했기 때문에

수업전이나 수업중이나 수업후에나 허둥지둥 되다 끝난 느낌이었다.(아무리허둥대도 놓치는게 많았따ㅠ)

수업날에는 일찍일어나자마자 수업준비를 하고, 후다닥 수업을 가고, 수업이 끝난후에도 일을 붙들고 있었지만, 내가 어떤점이 부족한지, 어떤점이 강점인지 전체적인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가야하는지

중요한 포인트는 어떤점을 부각시켜야 하는지 전체적으로 볼 수 없었고 늘 불안했다.

일은 열심히 했지만 ... 열심히만 했다. (대인원수업은 처음이라 어려워)



두번째:스스로를 너무 낮추어서 모든사람이 나를 낮추어 보게 햇다.


가위질을 하는 수업에 일단 내가 전체 아동을 다 보지 못했고

같이 수업에 들어온 원장선생님과 보조선생님도 있었지만

수업을 이끌어가는건 내 몫이라고 생각해서 미술수업의 실수는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처음이었든 아니엇든

그래서 원장이 그걸 봤고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고 cctv로 보니 나는 그아이 근처에도 없었지만...ㅠ

내 책임이라고 생각해서 원장에게 왜 말을 안해주었냐고! 봤으면 한마디 해주시지! 라고 말도 못하고

화가난 학부모와 원장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숙이기만 했다.

내 사과가 마음에 차지 않다며 수업을 당장 뺐다...ㅠㅠ

그것도 너무 스트레스였고

내가 너무 아이들을 잘 지켜보지 못해서 내 책임이라고만 생각하고, 수업을 빼버린 학부모 ... (자신이 수업시간에 있었따는 말을 안하고)책임을 전가하는 원장 모두 너무 크게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래서 자신감이 결여되어서

이 사건도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내잘못은 인정하고 해결할수 있는 부분을 찾았어야 했는데

이성적이지 못한 나... 잘못했다

너무 스스로를 낮추어서 나중에는 원장도 학부모도 조금만 일로도 저녁내내 카톡으로 시달렸다


세번째 : 남들앞에서 목소리를 크게 말하지 못한다.


이게 제일 단점이자 나의 역린인데

나는 사람들이 많으면 일단 머리가 하애진다.

목소리를 크게 낸적도 없고, 남앞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본적도 없었다. 발표도 안해봤건만 ㅠ

그런데 갑자기 매일 아이들앞에서 강의를 해야 하는 일이 생긴것이다.

내 목소리는 작아서 들리지 않아 멀리 앉은 아이들은 떠들기만 했고

내 머릿속은 하야져서 수업과정은 부드럽지 않았으며

하고싶은 말의 절반도 못하고 진행되다보니 원장이 말을 하면서 수업을 이끌어가는 날들도 있었다.

이모든게 나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다. (너 수업을 왜이리 못하는거니?)


나의 단점만 드러내놓고 거친수업이 되는것 같았다

게다가 아이 한명한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아이들은 어리고 많아서 한명의 이야기만 들어주기엔 수업시간은 너무 짧았다.

그래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진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나를 괴롭게 했다.


그런데

한달남짓이지만 매일 아이들앞에서 큰소리로 강의하고 자료만들고 하다보니

배운것도 있더라


1.남앞에서 이야기 하는게 어색하지 않다.

이것도 매일하다보니 이제 원장이 있어도, 다른선생님이 왔다갔다 해도

제법 수업을 매끄럽게 이끌어 갈 수 있었다. 목소리도 조금 커지고

단호하게 아이들을 제지하기도 했으며, 시간이 지나니 내말에 아이들이 통제가 되고 있더라

어느날에는 원장말에 아무도 듣지 않아서 옆에서 내가 조용히 하고 원장선생님말 듣자고 했더니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원장이 아닌 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나의 수업에 이끌려 와주는 느낌에 이런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2. 수업준비를 꼼꼼히 하게 되었다.

모든 수업에 강의하고 이야기하고 전달해주고싶은 내용을 만들었더니

매수업에 아이들의 진도가 달라도 10명쯤은 혼자서 수업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졌다.

어느포인트에서 설명을 더 해줘야 하는지

예전에는 아이에게 수업을 다 하도록하는게 좋은건줄 알았는데

아이가 할 수 있도록 인풋을 하고 아웃풋이 할수있는 세세한 말솜씨가 늘어났다.

아웃풋이 다르다보니 수업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세삼 깨달았다.

전에는 그냥 맨몸으로 가서 수업을 한 느낌이라면 지금은 촘촘한 계획으로 시간분배를 해야 하고 동선을 생각하고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머리속으로 끝내놓고 수업에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지금의 경험이 앞으로의 수업에 큰 도움이 될것 같다.


3. 손이 빨라졌다.

나는 정말 행동이 느리다.

물론 행동이 빠른사람처럼 빨라진건 아니지만, 예전에 비교하면 정말 빨라졌다.

생각도 정리를 한뒤에 행동을 하고, 여러가지 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늘 스케쥴을 적었다

그런점이 나를 빠르게 만든것 같다. 왜냐하면 쉬는시간에서 무엇을 할지까지 다 적어놨기 때문에

효율이 정말 좋아졌다.




단점만 보였던 나였는데 어느새

경험이 단점을 강점으로 바꾸어 주었다.

물론 그렇다고 계속하고 싶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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