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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Nov 19. 2019

<게임의 의미와 다짐>

131224 #게임기획자하얀용 김동은WhtDrgon.

 게임이 예술일까요? 아닐까요? 미디어일까요? 아니면 장난일까요?

스프레이페인트가 예술가를 만나 이제는 예술이듯 게임도 그렇습니다.  언어적/비언어적으로.뜻과 의미를 전한다면 예술이지만, 아닐 수 있지요. 게임개발자인 저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게임은 예술일 수도 아닐 수도.


 하지만 게임은 아무리 부정해도 종합'활동'입니다. 종합의 일개에 모두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세계관, 캐릭터, 스토리텔링, 디스크립션, 레벨디자인, 광량, 캐릭터, 자원, 장애, 목표, 의사결정, 기술행위에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음악과 그림과 글과 코딩에, 하드웨어에 랜선에 담겨있습니다.
 그것이 부족해 예술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부족하지 않다면, 충분하다면 예술이 됩니다. 라디오 진행이 예술인가요? 뉴스 앵커가 예술인가요? 영화가 예술인가요? 애니메이션이 예술인가요? 그 답대로 예술이거나 아닐 뿐입니다.

 문화라는 것은 '초인종이 울릴 때 걸어가는 어머니의 발걸음'부터 시작되는 '공기'입니다. 우리는 공기처럼 문화를 헤엄치고 있습니다. 국격은 지금 튼 채널의 TV멘트에서 뿜어집니다. 시간을 쓰면, 인생을 쓰면 모두 문화를 담을 '그릇'의 가능성이 시작됩니다. DC의 싸구려 만화종이쪼가리에도 그렇게 문화가 담기기 시작합니다.

게임이 예술이냐, 미디어냐. 아니요. 게임은 그릇입니다. 한폭 천쪼가리가 무슨 예술입니까 그릇입니다. 고흐의 그림도 그 한폭 천 쪼가리에 담겼고, 우리집 화장실 걸레도 그 짝입니다. 재질이 다르다고요? 이중섭의 그림은요. 담배갑에 새기면 예술이 아니랍니까?

 게임은 그릇입니다. 그 그릇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오염되며, 세상 모든 의미로 빛나게 됩니다. 라디오 방송은 예술일수도, 아닐수도. 필름은 예술일 수도 포르노일수도 있습니다. 필름을 비웃을 겁니까? 필름이 악입니까? 예술이 아니라고요? 상업적이라서, 퇴폐적이라서, 저속해서? 저속. 여자의 알몸이 예술일까요? 포르노일까요? 게임은 1차적 정의입니다. 게임 개발자는 규칙을 만들 수는 있어도 전략을 만들 수 없습니다. 전략은 자원,규칙,목표에 의해 유저가 만드는 것입니다. 게임은 그 규칙이라는 그릇을 만들 뿐입니다. 그 그릇이 위대한 전략을 탄생시킵니다.

 게임은 더 섬세하고 더 대단합니다. 그래서 다들 난리지요. 게이미피케이션, 에듀테인먼트, 기능성게임. 엔터테인먼트 게임. 뇌사진으로 나타난 인류의 등불. 보상과 사랑을 받을 때 빛나는 자리. 그 자리를 등불 삼아 인류는 항해해왔고, 게임은 그 자리를 빛나게 합니다.

 별 것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그렇게 그러니까 하고 있습니다.구슬같이 구르는 동그란 물체일 뿐입니다. 내 인생 한번이고, 벌써 게임에 30년을 썼습니다. 멈출 생각 없습니다. 앞으로 30년. 게임으로 갑니다. 예술인지 아닌지 두고 봅시다. 내가 못해도 다음이 할겁니다. 시간은 우리의 편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기술은 게임에 적합하게 발전하기 때문이고, 게임은 모든 기술에 적합하게 발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가진 것이 모래밖에 없을 때부터 발전해 왔습니다. 돌이 있으면 돌로, 땅바닥이 있으면 땅으로, 구슬과 종이로, 플라스틱으로.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입니다. 뭐가 나와도 우리는 그것으로 게임을 만들겁니다. 그게 톱밥이든, 구글 글래스든. 마치 아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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