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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Nov 06. 2022

<세계관이라는 필수 교양>

221106 김동은WhtDrgon. 

간혹 인생이 너무 덧없고 공허하게 느껴질 때.  


저는 2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내가 안다고 믿고 품평이나 추천까지 할 수 있음에도 정작 제대로 정독/시청하지 않았거나 내용을 완전히 까먹은 고전 콘텐츠를 찾아봅니다. 


에덴의 동쪽.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멜트다운. 히치콕의 영화들. 이름을 아는 뮤지컬들. 철학자들의 책들. 원작 만화 소설. 피터드러커와 엘빈 토플러. 


명작은 명작 값을 하죠. 이럼으로서 엉성하게 조직된 데이터로 떠들던 지식의 허영과 위선을 약간이나마 줄일 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맥락력(?)을 회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수많은 요약과 큐레이션을 통해서 정말 많은 콘텐츠들의 알맹이만 쏙쏙 얻을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지만 그것들은 종말단에 있는 말초적 자극일 뿐 남으로 조각된 파편화된 구호들이 쌓이다보면 주변이 정신적으로 너무 잡다하고 내용없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요약이 말초적이라 함은 감정에만 반응한 경험, 중추에 편입시키는 분류과정없이 심쿵의 감정으로만 소비하는 것 이것이 말초적인 것인거죠. 자극이 경험의 중추까지 이르지 못하고 표피에만 이르는 시간의 연속.


모두에게 세계관이 있지만, 아무나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관은 어마어마하고 깊고 큰 것이 아니라 결국 나의 사소함에 연결되는 것입니다. 탄생부터 시작된 시간 속에서 발생한 인물,사건,사물,장소,현상,상태들이 나에게 편입될 때 생겨난 맥락의 연결방식이 세계관, 나의 세계입니다. 


 입으로 들어갔다고 모두 나의 몸이 되는 것이 아니듯, 내 경험 내 해석에 연결하는 과정 그 자체가 없으면 콘텐츠는 모두 그저 대중에게 용납된 매체형태로 편집된, 즉 콘텐츠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무엇인가 보았을 때 이 인지가 나의 중추까지 연결되는가? 


 무엇인가를 보고 느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는가? 그 인식을 과거의 경험과 대비,등치,비교하여 연결하고 편입시키고 장차 다른 경험에 연결 시켜 맥락을 만들 수 있는가? 이를 반복하여 자동반응처럼 자연스럽게 편입되고 해석되게 할 수 있는가? 즉, 의사결정을 줄이고 경험을 해석하는 자율신경계같은 자율지성계 같은 것을 만들어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할 수 있는가. 


외경감. 예술적 감동, 아이디어, 주관이라는 것들은 모두 이것에 기초하며 오리지널은 어떻게 만드는가, 무엇이 나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왜 하나 등의 모든 철학적인 결핍은 새로운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을 연결하여 루트에 닿게 만드는 체계의 부족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것이 내 정신이고, 부지불식간에 작동하는 내 해석,편입,연결,수용이 바로 나겠죠. 스스로 작동하는 지적 소화기관을 가지고, 탄생부터 이어진 초등학교와 수능의 지식, 사람들의 경험들이 서로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어야 내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독단. 장군은 유능하고 훌륭한 참모들의 의견 속에서 스스로, 때로는 타의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결정을 내려도 여전히 독단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쉬지않고 스스로 독단해야하는 것이죠. 그 결정에는 맥락이 있어야 나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과정을 지나야만 나를 인식할 수 있고, 나의 경험과 나의 맥락으로 나의 창작을 할 수 있고, 나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될겁니다.  


그렇게 도달하는 '가치부여자'. 이 가치부여 능력이  추상화되는 세계를 살아가야할 우리의 노년과 다음세대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이들은 가치를 끊임없이 남에게 의존하며 힙,쿨,핫을 찾아 헤메지만 그냥 보기엔 둘 다 돈 낭비처럼 보이지만, 돈질은 남 기준으로 하는거고, 힙질은 내 기준으로 하는겁니다. 


이 경로를 통해 세계관이 인간으로서 필수 교양이라고 생각하고, 과거 국가나 종교에게 카피받았던 세계관을 스스로 세우고 가치를 부여하고 남의 몰이해에 관계없이 지불할 수 있어야 무한 복제의 시대를 쾌적하고 '힙'하게,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살아나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221106 김동은WhtDrgon.

#세계관제작자하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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