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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Feb 03. 2024

업계경력이 20년이라 책 한 권 쓰고 싶다면.

김동은WhtDrgon. 240203

비전문가의 소고입니다. 단정형 어휘는 주장이 아니라 글자를 아끼려는 노력입니다. 


1. 책은 썼으면 팔려야 한다. 


한 번쯤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많은 사람이 가진 꿈 중 하나다. 조용히 가만히 소박하게 이익을 바라지 않고 책을 출간하고자 해도, 책은 출판 과정을 거치는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담긴 물리적 존재이므로 판매되어야 한다. 반면 돈 벌자고 할 일도 아니다. 2만 원짜리 책에서 10% 인세를 받는다면, 3~4쇄쯤 찍을 5천 부가 판매되어도 총 1천만 원이다. 책 집필 시간을 생각하면 시간당 단가가 그리 좋지 않다. 지금은 고전서적인 책들도 낭독회가 작가의 주 수익원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냥 소박하게 책을 내고 싶다면 전자책 자체 출판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개인사업자 등록과 함께 1인 출판사로 전자책 출간이 가능하며, 특정 독자층을 대상으로 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책을 출간하는 방법도 있다. 책이 출판되었다면, 그것이 나무를 위한 것이든, 출판 과정에 관련된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든, 판매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팔리는 주제 + 파고싶은 주제. 


파고 싶은 주제, 알리고 싶은 주제, 효용을 제공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팔리는 주제와 결합이 필요하다. 이는 마치 두 세계 사이의 다리를 놓는 것과 같다. 이세계물이 유행하는 만화계에서 카페, 요리, 의사 등의 주제를 이세계적 배경으로 그리는 것처럼, 창작자는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팔리는 주제를 통해 더 넓은 독자층에게 접근해야 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키워드 검색을 통해 발견될 수 있도록, 팔리는 주제와 파고 싶은 주제의 조화로운 결합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3. 2개 분야의 1위 책. 


서점의 분류 체계는 독자의 관심과 판매 전략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분류에 맞지 않는 책은 피해야 한다. 명확하지 않은 주제는 책의 가치를 흐릴 수 있다. 하지만, 주제를 분류에 맞추어 책을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대신, 관심 있는 주제와 온라인 서점의 분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앞서 팔리는+파고싶은의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게임에 관한 책이라면 아동교육이나 가정 관리, 경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될 수 있다. 게임 기획과 아동교육의 결합은 팔리는 주제와 관심 있는 주제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덩달아 작가가 누구를 대상으로 글을 써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해 준다. 


4. 초보책, 노하우책, 자료책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더라도, 초보자를 위한 책의 인기를 능가하기는 어렵다. 초보자용 책은 접근성이 높고 부담이 적은 반면, 고급 지식을 다룬 서적은 대상 독자층이 한정되어 있으며, 평가받는 기준도 더 엄격하다. 업계 경험이 풍부한 초보 작가의 경우,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독자들이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고민을 해결해 주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당 운영의 경우 요리의 품질만큼 중요한 것이 입지 선정, 계약, 그릇 구매, 주방 설계, 광고 등 다양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내용에 집중하길 원하는 경험 많은 작가라면 자신의 경험 같은 것보다는 입문자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는 핵심주제의 자료집이 꿈의 영역이 될 수 있다. '석가의 해부학 노트' 이 얼마나 멋진 책인가. 


5. 경험책, 에세이책, 유튜버책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욕구는 가치 있는 일이지만, 단순한 경험 기록은 자서전에 가까울 수 있다. 자서전은 일반적으로 장기간의 준비와 깊은 사색이 필요한 작업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타인이 경청하길 원하는 사람인가라는 점.


 1-3쪽의 단편적 주제를 연속적으로 다루는 것은 짧게 읽기 좋은 책이라기보다는 에세이 책이다. 일간지나 주간지에 연재되는 칼럼과 같은 내용을 책으로 엮어내는 방식인데 에세이가 그렇듯 쓰는 사람을 많이 탄다. 나도 저렇게 써야야지라고 하면 잘 안 받아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들도 존재한다.  지식이 과잉이 되다 보니 출판 시장도 사람을 중심으로 책이 나오기 시작한다. 유튜버 또는 공개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에세이 형태로 담아내는 것 역시 유사한 접근이다. 이 경우, 표지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 또는 닉네임을 넣어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브랜드'를 활용한 출판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에세이책을 내고 싶다면 내가 개인 브랜드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6. 교재책, 교수님책, 논문책


기술적 내용에 접근하고자 한다면, 수험서나 학습서와 같이 구성요소를 나눈 교재용 책이 적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특정 노하우를 요구하는 영역이다. 교재용 책을 출판하고자 한다면, 특정 시험에 맞춰 출제 범위를 제공하는 친절함이 필요하며, 스스로 강사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교수님들이 사용할 수 있는 교재 또한 하나의 옵션이다. 한 학기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14장으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며, 내용의 무게에 따라 한 강의당 1~3시간(학점)의 소요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내가 논문책이라 부르는 책은 손바닥만한 크기로 작은 책인데 이 책은 분량이 적으니까 쓰기 쉬운 책이라기보다 해당 주제의 레퍼런스북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책의 반을 차지하는 주제 관련 논문과 참조 서적 목록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논문을 쓰는 학술자들에게 최적화된 책.


정리


  * 출판은 창작자와 독자 사이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매체입니다. 대화는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지만, 용건을 전달하려면 대화가 가능해야 합니다. 

  * 책이 판매되기를 바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이며, 이는 출판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야 합니다. 

  * 창작자는 자신의 열정과 시장의 수요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책은 명확한 대상 독자층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다양한 출판 형태와 전략을 고려함으로써,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이 가장 적합한 출판 경로를 찾을 수 있습니다. 

  *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이 단순한 정보의 전달 수단을 넘어, 독자들과의 깊은 감정적, 지적 연결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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